노예검투사의 자유 향한 저항 담아
드라마·영화 등으로 수없이 변주
아시아 첫 라이선스… 남성 군무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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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는 남성 군무의 웅장함과 역동성이 백미인 작품이다. 국립발레단 제공 |
스파르타쿠스의 실화에는 노예제의 비인간성과 영웅적 반란, 슬픈 사랑이 모두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영화, 발레로 수없이 변주됐다. 발레로는 1968년 유리 그리그로비치(89)가 아람 하차투리안의 음악으로 볼쇼이발레단과 안무한 버전이 유명하다. 국립발레단도 이 버전을 공연한다. 발레는 트라키아에 살던 스파르타쿠스가 로마 군단에 끌려가 노예 검투사가 되는 대목부터 시작한다. 비참한 현실에 반란을 일으킨 스파르타쿠스는 로마 장군 크랏수스와의 결투에서 승리하지만 결국 전사한다.
그리그로비치는 이 작품에 남성 무용수들을 대거 세워 발레는 여성적이라는 통념을 깼다. 남성 무용수만의 에너지와 강인한 근육은 웅장하고 역동적인 무대를 만든다. 주역 네 명은 제각기 다른 개성을 표현한다.
국립발레단은 2001년 아시아 최초로 이 작품의 라이선스를 받았다. 2007년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발레단과 합동 공연을 가졌고 2012년 다시 공연했다. 스파르타쿠스는 이재우, 김기완, 이영철, 프리기아는 김지영, 김리회, 박슬기가 맡는다. 크랏수스(박종석, 허서명, 변성완)에는 새로운 주역들이 합류했다. 예기나는 박슬기, 신승원, 한나래가 표현한다. 이번에는 특히 안무가 그리그로비치가 단원 지도를 위해 직접 한국을 찾는다. 1만∼3만원. (02)2280-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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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지젤’은 새하얀 치마를 입은 윌리들의 군무가 환상적인 낭만 발레의 대표작이다. UBC 제공 |
‘스파르타쿠스’가 남성미를 강조한다면 ‘지젤’은 여성미의 극치다. 지젤의 순박함과 가녀림, 처연함은 발레리나의 표상처럼 여겨진다. 이 작품에서 무용수의 머리에서 어깨로 흐르는 아름다운 선은 ‘지젤 라인’으로 불린다.
낭만 발레의 걸작인 이 작품은 1841년 파리에서 초연했다. 순박한 시골 처녀 지젤은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졌다가 배신당한 충격으로 죽어 유령이 된다. 알브레히트는 뒤늦게 후회하며 지젤의 무덤가를 찾는다.
이 작품에는 두 번의 하이라이트가 나온다. 1막 마지막에 지젤이 죽음에 이를 때 표현력이 뛰어난 발레리나의 경우 관객까지 찡하게 만든다. 2막에서는 새하얀 치마를 입은 윌리 24명이 우아하고 환상적인 군무를 선보인다.
UBC가 ‘지젤’을 올리는 건 2년 만이다. 초연은 1985년이었다. ‘지젤’은 이후 국내외 해외 투어에 오르며 UBC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지젤은 UBC 수석무용수 황혜민·강미선·김나은, 솔리스트 홍향기 4명이 연기한다. 알브레히트는 객원 수석무용수 엄재용, 수석무용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이동탁, 솔리스트 강민우, UBC 출신으로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시묜 추진이 맡았다. 2만∼8만원. (02)2230-6601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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