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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사임… '의혹'만 남았다

입력 : 2016-10-19 19:31:41 수정 : 2016-10-20 09: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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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특혜는 없었다” 끝까지 ‘비선 실세’ 의혹 부인… 논란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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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사업을 둘러싼 학내 갈등에 이어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입학·학사 특혜 의혹으로 코너에 몰린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전격 사임했다.

학생들의 장기간 본관 점거농성과 사퇴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나 최씨 모녀 사태를 둘러싸고 학내외 퇴진압력이 거세지자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 총장은 4년 임기를 절반 정도만 채운 채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이대 130년 역사상 총장의 불명예 중도 퇴진은 처음이다.

그러나 정씨 관련 특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요구 목소리가 커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딸의 특혜입학 의혹 등이 확산되면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전격 사임 의사를 밝힌 19일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재학생 및 교수들이 ‘해방이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재문 기자
최 총장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성원들이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총장직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평생교육단과대 사업과 관련한 학내 소통부재는 사과했지만 정씨 특혜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평생교육단과대 사업에 반대하는 학생·교수·동문의 의견을 전면 수용해 해당 계획을 철회하고 사임을 결정했다”며 “(그러나) 체육특기자와 관련한 입시·학사 특혜는 없었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의 사임은 학내 갈등의 초점이 ‘소통부재’에서 ‘입학부정 및 학사비리’ 논란으로 옮겨가며 학내외 전반의 여론이 급속히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대의 입시 및 학사 관리 자체의 공정성 훼손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두 손을 든 셈이다. 특히 든든한 방패막이였던 이사회의 기류가 달라진 것도 그의 사임을 재촉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이사회는 ‘최 총장의 해임을 논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최씨 모녀 파문이 불거진 지난 7일 회의에선 ‘체대 학생 관련 문제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는 등 학내 분열을 초래한 최 총장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최 총장은 지난 17일 정씨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교직원과 학생을 상대로 설명회를 여는 등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나 반발 여론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재학생들에 이어 개교 이래 최초로 교수들까지 나서 총장 퇴진을 요구하기로 한 이날 오후 2시쯤 최 총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대 교수협의회 주축으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는 최 총장의 사임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교수 100여명과 학생 5000여명(경찰 추산)은 이사회의 총장 해임과 학교 지배구조의 개선, 농성 학생 안위 보장 등을 요구한 뒤 교내 행진을 벌였다.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인 김혜숙 교수는 “최근 제기된 의혹들이 각각의 잘잘못이라기보다는 일련의 의혹이 한 학생에게 집중됐다는 것인데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며 “의혹에 대해 법적·도의적 책임이 있다면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84일째 본관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도 “부정 입학자의 입학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관련자를 처벌하고 시위 관계자의 안위를 보장하라”며 농성을 풀지 않았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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