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경기불황과 '최순실 게이트' 등 각종 이슈로 인해 사실상 실업자로 여겨지는 취업준비생이 지난달 기준 65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달 기준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실업난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무원·고시·자격증 등 각종 시험준비나 기업에 입사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도 늘어나 30대 백수들이 급증했다.
이는 휴학 등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진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실업자' 취업준비생 공식 집계된 것만 65만3000명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65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63만7000명) 대비 1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10월 기준 2003년 34만명이었던 취업준비자는 △2005년 46만3000명 △2006년 52만9000명 △2010년 61만5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2011년 55만9000명으로 감소한 뒤 △2012년 57만1000명 △2013년 55만4000명 △2014년 55만6000명으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63만7000명으로 크게 늘어난 뒤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졌다.
10월 취업준비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취업준비를 위해 고시학원, 직업훈련기관 등에 통학하는 사람은 2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25만6000명) 대비 3만3000명 감소했다.
이에 반해 통학하지 않고 자택 또는 인근 독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같은 기간 38만1000명에서 43만명으로 4만9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준비자 증가세를 이끌었다.
취업준비자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자로는 분류되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그러나 취업시험을 위한 준비 자체가 근본적으로 구직활동에 해당돼 이들 취업준비자의 증가는 사실상 실업자 증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취업준비에 걸리는 시간 증가…고용사정 악화, 구직활동 어려움 ↑
취업준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전반적으로 취업준비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구직활동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 또한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자리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10월 취업자는 2657만7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7만8000명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두 달 연속 20만명대에 머물렀다. 특히 경기 둔화와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체 실업률은 3.4%로 10월 기준으로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10월 취업준비자들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30대 연령층에서 특히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의 대학졸업 연령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으며, 공무원 시험준비나 기업체 입사준비에 걸리는 시간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 관계자는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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