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외 반대 많자 트럼프 폐지 공약

트럼프 당선자는 대통령 취임일에 전국민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특별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공언했다. 오바마케어 폐지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국의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은 서둘러 오바마케어에 가입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지난 11월 1일 시작된 2017년도 오바마케어 가입 신청 접수에 2주 동안 100만명 이상이 몰려들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오바마케어 등 건강보험에 연중 아무 때나 가입할 수가 없다. 미국은 보험료 부담이 큰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큰 병이 생기는 등 병원비가 많이 들어갈 일이 생기면 그때 가서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 때문에 매년 11월 1일부터 그다음 해 1월 31일까지 3개월 사이에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보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그동안 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남아있던 보험 미가입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미국인의 건강보험료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내년도 건강보험료는 전국적으로 평균 25% 이상 오른다. 일부 주에서는 보험료 인상 비율이 100%가 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을 제외한 미국인이 대체로 오바마케어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유권자의 이 같은 불만을 수용해 오바마케어 폐지를 핵심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 공약이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
미국 보건부는 이달 첫 2주일 동안 오바마케어 가입자가 100만8218명에 달했고, 이 중에 지난해에 이어 재등록을 한 가입자가 24만6433명이며 처음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76만1785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오바마케어 가입 신청 첫 2주 동안 가입자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5만3000명가량이 늘어났다. 이는 곧 미국인의 오바마케어 폐지 가능성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건부가 밝혔다. 지난해 오바마케어 가입자는 1200만명가량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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