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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환의 작품은 수 많은 구멍에서부터 시작된다. 관람객은 작가가 드릴을 이용해 만들어낸 촘촘한 구멍 속 화려한 빛의 모습에 사로잡히게 된다. LED 빛을 이용해 이미지를 만드는 그의 작품은 한없이 화려하지만 빛이 사라지면 없어지는 환영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시각이라는 감각기관만을 통해 우리 눈 앞에 있는 이미지가 실재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최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은 비어있는 공간 속 빛을 경험하고,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철학을 생각해보게 된다. 더불어 명상적인 분위기도 경험할 수 있다.
“내 작업은 검정색 아크릴 판(Plexi-glass)이나 라미네이트(Laminate)에 다양한 사이즈(0.4~3mm)의 구멍들을 뚫어서 이미지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 구멍들을 통해 나오는 빛을 통해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빛(LED)을 이용하는 그의 작업은시각적 효과가 매우 높다. 작품의 이미지들 또한 화려하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화려한 이미지와 빛이 만들어내는 환영(Illusion)을 체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액자이미지의 작품에서 관객들은 화려한 액자틀에 많은 관심과 시선을 보낸다. 그리고 지금 액자를 보고 있다고 믿는다. 사실이다. 그들은 액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작품 속에는 액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수천수만 개의 구멍들과 빛만이 존재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내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화려한 이미지들만큼의 액자틀안의 텅 빈 공간이다. 외곽의 이미지가 세밀하고 화려할수록 내부의 텅 빈 공간 또한 부각된다. 결국 뚫려진 공간(구멍)들은 이미지(액자)를 만들고(사실 그 이미지 역시 텅 빈 공간이지만 관객은 액자라는 형상을 보고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텅 빈 공간(액자 내부)은(사실은 막혀있지만) 외곽의 화려한 이미지로 인해 3차원의 공간이 존재하는 것 같은 환영을 보여준다.”
그가 관객에게 질문하고 싶은 것은 “과연 여러분들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느냐고…….”가 아닐까. 16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표갤러리.
편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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