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 증상 거의 없어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센터의 정진용 과장은 25일 “대부분 음주로 인해 지방간이나 간암, 간경변을 걱정하곤 하지만 간질환에 음주보다 더 위험한 것이 바로 바이러스성 간염”이라며 “간에 무리를 주는 이 시기에 더욱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함께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성 간염은 음주와 큰 관련이 없고 나타나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정기적인 간수치 검사 등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신경을 써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따르면, 간암과 간경변에 음주가 미치는 영향은 각각 10% 정도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이보다 훨씬 높은 70~80% 영향을 미친다.
과음, 폭음 등이 간 건강에 물론 영향을 미치지만, 바이러스성 간염이야말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과음을 조심하는 것 못지않게, 간염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서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성 간 질환의 주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성 간염이고, 바이러스성 간염 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B형 간염이다. 하지만 최근 A형 간염에 감염된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C형은 B형 간염에 비해 환자수는 적지만 간암 및 간경화 발생률은 B형 간염보다 훨씬 높아 유의해야 한다.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간염인 B형 간염은 만성 간 질환의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간암 환자의 72.3%가 B형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고 간경변 또한 마찬가지로 70~80%가 B형 간염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은 주로 만성간염이며 언제 나빠질지 예측이 불가능해 정기적 진료가 필요하다.
올해 한 병원 집단 감염 사태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던 C형 간염도 간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주범이다. C형 간염 또한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대개 무증상으로 생활하다가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간경화 혹은 간암으로 진행된 이후에야 감염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A형 간염은 B형 간염, C형 간염과는 달리 급성질환이다. 과거 국내 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B형 간염, C형 간염과 달리 A형 간염은 20~30대 환자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A형 간염은 20대 이후 성인기에 감염이 되면 심한 급성간염을 유발하며 드물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평소 청결관리 및 정기검진 통해 조기 발견 중요
A형 간염의 경우 일반적인 감염병과 비슷하게 고열, 식욕감퇴, 황달 등 증상이 나타나지만,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은 급성이 아닐 경우 피로감, 소화불량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심지어는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은 간암, 간경변 등 치명적 질환의 주 원인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A형 간염이나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며 국가예방접종 15종에 포함, 영유아는 기본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간염 바이러스에 해당하는 항체가 없는 성인은 검사 후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고,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C형 간염 치료제가 놀랄 만큼 발전해 예전과는 달리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에 수백만원이 들어가며, 바이러스 감염을 완치하더라도 치료 전에 받은 간 손상은 고스란히 간에 남아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정 과장은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과음이나 흡연, 과로 등은 피해야 하며 A형 간염의 경우 위생적인 환경 유지를 통해 감염을 막는 것이 좋고, B형 간염 및 C형 간염은 무면허 시술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혈액 감염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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