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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 강제로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사 '항복', 백악관도 "우려"

입력 : 2017-04-12 08:03:19 수정 : 2017-04-12 08: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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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을 추가로 태우기 위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여론의 지탄과 백악관마저 나서 "불행한 일이다"고 우려를 표하자 결국 두손을 들고 사과했다.

11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 항공의 최고경영자인 오스카 무노즈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밤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서 벌어진 승객 끌어내기 소동과 관련해 사과의 글을 남겼다.

무노즈는 직원에게 보낸 글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에게 깊이 사과한다. 어떤 승객도 이렇게 잘못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면서 "회사의 방침 등에 대해 재검토한 뒤 4월 30일까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무노즈는 이 일을 승객의 잘못으로 치부하면서 항공사 직원의 잘못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번 일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동영상에서 드러난 그 일 처리 과정은 명백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다른 사람이 팔걸이인가 뭔가에 부딪힌 뒤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기내 통로에서 질질 끌려 나오는 장면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해서 당신이 그냥 가만히 뒷짐을 지고 앉아 '좀 더 잘 처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안이하게) 말할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문제의 동영상을 봤느냐는 질문에 "봤다고 확신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말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채 "다른 사람이 그렇게 취급받는 것을 보고 조금이라도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만 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회사(유나이티드 항공)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해 내가 중간에서 개입할 입장은 아니다"면서 "회사 측과 법 집행 당국 모두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9일 저녁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 자사 승무원 4명을 추가로 태우기 위해 800달러와 호텔숙박권까지 제시하며 다음 항공편을 이용할 승객을 물색했으나 지원자가 나오지 않자 4명을 강제로 택했다.

이 중 한 명이 끝까지 거부하자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했다. 강제로 끌려나간 승객은 69세의 화교의사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승객 끌어내리기를 11일자 1면에 나란히 게재하면서 항공사 측의 잘못된 대응을 질타했다.

또 소셜미디어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을 조롱하는 해시태그 달기가 진행됐다.

유나이티드항공 모회사인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스의 주가는 1.13% 하락 마감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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