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수원 유세를 마치고 서울 용산역에 도착해 광화문 광장 집중유세 현장으로 향하던 중 지난달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게 되어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
김 대변인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가 떠난 뒤 제가 대표로 남아 실종자 가족의 요구사항을 들었는데, 더딘 수색 작업과 관련해 국회 외통위원장 면담을 요청하시더라”라며 “후보께 보고드렸더니 심 위원장, 김 간사가 실종자 가족들과 빠르게 면담해 상황을 챙겨줄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남대서양에서 발생해 외교적 사안으로 분류되는 만큼, 국회 외통위를 통한 외교부와의 신속한 소통을 도모한 것이다.
문 후보와 만난 실종자 가족들 6명은 이날 오전 수색 활성화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하기 위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총리공관을 찾았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후 무력감을 토로하기 위해 용산역에서 문 후보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실종 선원 가족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는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 급해서 황 대행을 찾아갔다”며 “그런데 경찰이 갑자기 한 30명 이상이 몰려오더니, 저희를 억지로 끌어냈다. 바닥에다가 거의 내동댕이치듯이 던져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 선원들의 생존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색) 추가 요청을 더 해 달라고 (정부 측에) 계속 부탁을 하는데도 ‘계획이 없다’라고만 한다”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실종 선원 문원준씨의 아버지 문승용씨(59)는 문 후보와의 만남 후 기자들에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 후보를 만나러 왔다”라며 “선거도 중요하겠지만, (수색 활성화에는) 정부 힘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적재 중량 26만6141t의 초대형 광석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는 3월 26일 브라질 구아이바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출발해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지난달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경 침수가 발생해 결국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선원 24명(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 가운데 필리핀인 2명만 구조됐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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