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이버부대, 최근 2년간 각국 은행으로부터 1060억원 이상 빼내가

북한의 사이버 공격 집단이 지난 2015∼2016년 사이 세계 각국 은행으로부터 1000억원 이상을 빼난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글로벌 보안회사인 시만텍이 밝혔다.

26일 시만텍은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 제22호'에서 "방글라데시, 베트남, 에콰도르, 폴란드 등의 은행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북한과 관련돼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사이버 공격 집단이 2015∼2016년 2년 동안 최소 9400만달러(약 1060억원)를 탈취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사만텍은 대표적 예로 작년 초 방글라데스 중앙은행을 상대로 한 사이버 절도를 들었다.

당시 사이버 공격 집단은 보안 취약점을 뚫고 내부 시스템에 침투한 후 사기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8100만달러(약 915억원)을 탈취했으며, 악성코드를 심어 범죄 노출을 지연시켰다.

시만텍은 이 공격에 사용된 악성코드에서 유명 해커 집단인 '라자루스'(Lazarus) 그룹과 동일한 코드를 발견했다. 라자루스 그룹의 배후에는 북한 정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만텍은 최근 정치적 동기를 가진 사보타주와 체제 전복을 노린 사이버 공격뿐 아니라 금융권을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절도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만텍은 전 세계 157개국에 설치한 9800만대의 센서를 통해 수집한 보안 관련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작년에는 이메일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자원을 동원한 '자력형' 사이버 공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눈에 잘 띄지 않고 공격의 흔적을 덜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방식이다.

이메일 131건 중 1건의 이메일에 악성 링크나 첨부 파일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최근 5년 중 최고치다.

전 세계 사이버 범죄자들이 정교한 '업무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BEC)를 통해 지난 3년간 기업에서 빼낸 돈이 30억달러(약 3조3795억원)에 달한다. 매일 400개 이상의 기업이 표적이 되고 있다.

일반적인 스크립트 언어인 파워셸(PowerShell)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파일을 무기로 사용한 경우도 발견된다.

중요한 파일을 암호화한 후 이를 푸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악성 코드인 랜섬웨어는 작년 한 해 36％나 증가했다. 시만텍은 100개 이상의 새로운 랜섬웨어 집합을 추가로 찾아냈다.

지난해 랜섬웨어 범죄자들이 요구한 돈은 평균 177달러(약 122만원)로, 2015년의 294달러(약 33만원)와 비교해 3.7배 늘어났다.

랜섬웨어 공격 대상 1위는 미국으로 시만텍 조사에서 64％의 미국인이 랜섬웨어의 금전 요구에 응하겠다고 답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