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신도시, 상가 절반 이상 미분양 / ‘광교’는 융합·법조타운 사업 지연 / 개발 불확실성·높은 임대료에 주춤 / 투자유치 실패한 ‘검단’에도 우려 시선 / 업계 “신도시 초기 현상… 장기 접근해야” 위례, 광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내 상권 형성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오랜 기간 ‘베드타운(주거기능만 담당하는 도시)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수익형 부동산 정보업체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상가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일반상가의 약 50%, 근린상가의 약 70%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상가 상층부 업무시설은 분양 실적이 저층부보다 더 저조한 상황이다.
 |
텅 빈 위례신도시 내 상가 모습 |
비록 상가가 주인을 찾았더라도 높은 임대료 탓에 임차인 구하기가 수월치 않은 모습이다. 위례신도시 중심 상권인 ‘트랜짓몰’ 부근 1층 상가 임대료는 전용면적 33㎡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선이다. 초기 신도시의 소비력을 고려할 때 이처럼 높은 수준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업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입점을 마친 상가 1층 점포들은 분양권 거래 중개를 노리는 부동산 중개업소나 편의점, 프랜차이즈 상점 등이 대부분이다.
애초 상업용지 비율이 1.9%로 다른 2기 신도시보다 낮은 데다 인구밀도는 1㏊당 156명로 꽤 높은 수준이라 상권 형성이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과 높은 임대료 탓에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해 입주민의 불편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 지역 주택수급 안정을 목표로 개발된 위례신도시는 677만3000㎡ 넓이로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하남에 걸쳐 조성됐다.
위례신도시보다 앞서 완공을 마친 광교신도시도 경기융합타운과 법조타운 등 개발 사업이 지연되거나 아직 완료되지 않아 사실상 베드타운에 머물러 있다. 대규모 유동인구 유입이 기대되는 이 개발 사업 완료 시기인 2020년은 되어야 상권 형성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해 2월 착공한 인천 검단신도시에 대해서도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지난해 중동 자본 4조원을 끌어들여 첨단 자족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국 착공 전 투자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상가정보연구소 이상혁 연구원은 “위례, 광교 등처럼 상권 형성이 더뎌 주민 불편이 이어지는 건 전형적인 신도시 개발 초기의 현상”이라면서 “이를 벗어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각 지역마다 다르기에 신도시 투자 시 자금 여력을 충분히 점검한 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