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부위원장은 1986년 IOC 위원에 선출된 뒤 대한체육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IOC 집행위원과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대형 국제대회의 유치에 기여한 한국스포츠의 큰 별이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회식 때는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이라는 역사를 끌어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외무부장관 의전비서관으로 직업 외교관의 길을 걸은 그는 주 유엔대표부 참사관, 영국 참사관을 거쳐 마흔 살이던 1971년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취임하며 스포츠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세계태권도연맹(WTF) 창설하는 등 태권도의 세계화도 주도했다. 국기원장도 지낸 그는 특히 태권도가 시범종목을 거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외교관 출신의 김 전 부위원장은 탁월한 외국어 실력과 폭넓은 대인관계를 토대로 1986년 IOC 위원에 선출됐다. 그후 국제 스포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GAISF) 회장과 IOC 라디오·TV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영역을 넓혀가던 그는 2001년에는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IOC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고인은 최근까지도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올림픽운동 증진, 한국스포츠 발전과 스포츠외교 강화, 태권도 육성과 세계화 등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사단법인 김운용스포츠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달 말 2017 김운용컵국제오픈태권도대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대한체육회가 11월 발간할 예정인 스포츠영웅 김운용 편 구술 작업을 체육언론인회와 함께 진행해왔다. 지난달 27일 열린 진천선수촌 개촌식은 고인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 자리가 됐다. 고인의 빈소는 일단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장례 일정 및 절차는 유족이 협의 중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동숙 여사와 아들 정훈, 딸 혜원·혜정 씨가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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