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정치에 바람직하다면 경제에도 똑같이 좋은 것 아닐까” 캐나다의 협동조합 운동가 겸 연구자 존 레스타키스가 던지는 질문이다. 사회적경제에 기반한 ‘협동조합’은 존 레스타키스가 던진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공동체의 모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생각을 나누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번역협동조합을 비롯해 25개 사회적경제 단체와 지역주민들이 함께하는 ‘제3회 동네국제포럼’이 오는 10월 14일(토), 15일(일) 양일간 서대문구 사회적경제 마을센터와 서울무용센터에서 개최된다.
‘동네국제포럼’은 지역사회와 연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번역협동조합이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행사로, 지난해에는 오슬로대학교 박노자 교수를 초청해 ‘세계 경제 위기와 사회적경제 그리고 골목경제’를 주제로 20여 개 단체와 주민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는 번역협동조합 창립 4주년을 기념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캐나다 칼폴라니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이자 콩코르디아대학 교수인 마거릿 멘델(Marguerite Mendell)과 함께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진행한다.
포럼 기간 동안에는 번역협동조합이 처음으로 번역한 책인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존 레스타키스 지음, 원제 Humanizing the Economy>의 역자와 지역활동가 그리고 마가렛 멘델 소장이 협동조합이 바꾸는 실제 세상 이야기를 공유하고, 지역 사회 속 다양한 연대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할 예정이다. 또한 몸풀기, 우리 집에 왜 왔니, 강강술래, 남생이 놀이 등 공동체놀이를 통해 어른과 아이가 하나되는 신나는 시간도 마련된다.
번역협동조합 최재직 사무국장은 “고객이 의뢰하는 일만 통역하고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협동조합이기에, 첫 공동 번역서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가 갖는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며 “동네국제포럼은 지역의 협동조합과 주민들, 사회적경제 단체들이 함께하고 비용도 십시일반하여 스스로 마련한 작지만 알찬 포럼으로, 올해 행사 역시 사회적경제와 협동단체의 역할과 미래를 고민하는 특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번역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첫 공동번역서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는 캐나다 협동조합 운동가 겸 연구자 존 레스타키스의 10여 년에 걸친 연구성과를 한 권에 모은 책이다. 번역은 물론 출판 역시 협동조합인 착한책가게가 맡아 협동조합의, 협동조합에 의한, 협동조합을 위한 책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가진다.
혼자서 일하는 통번역 프리랜서들이 서로 힘을 모아 2013년에 설립한 번역협동조합은 현재 70여 명의 조합원이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를 포함해 13개 언어를 통번역할 수 있게 성장하였으며, 2016년 서울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서울시와 SBA(서울산업진흥원)으로부터 공동 지원을 받고 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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