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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국정원·세관 공조로 야쿠자 낀 국제 마약조직 잡았다

입력 : 2017-12-19 13:44:00 수정 : 2017-12-19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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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압수한 필로폰(위 사진)과 이 필로폰이 숨겨져 있던 수납장. 국제 마약밀매조직 일당은 이 수납장을 뜯어 그 안에 필로폰을 숨긴 다음 홍콩에서 화물선에 실어 인천항으로 반입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검찰과 국가정보원, 관세청이 공조해 일본 야쿠자 조직원 등이 포함된 국제 필로폰 밀매조직을 일망타진했다. 수사당국에 압수된 필로폰 분량만 약 2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8639g에 달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재억)는 19일 야쿠자 조직원인 재일교포 이모(59)씨, 대만 폭력조직원 S(42)씨 등 4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대만인 H(62)씨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27일 홍콩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화물선을 통해 필로폰 16㎏을 몰래 국내로 들여와 일부는 판매하고 일부는 판매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유통을 위해 보관 중이던 필로폰 8639g을 압수했는데 이는 무려 2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로 치면 288억원억치나 된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먼저 대량의 수납장을 만들고 은박지에 싸인 다량의 필로폰을 수납장 안쪽에 넣어 감춘 다음 그 수납장을 홍콩발 화물선에 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화물선은 중국 광저우항을 출발해 홍콩과 대만을 거쳐 인천항에 도착했는데 배가 홍콩을 잠시 경유할 때 수납장을 실은 것이다.
검찰이 밝힌 국제 마약밀매조직 일당의 필로폰 유통 개요. 중국 광저우를 출발해 홍콩과 대만을 거쳐 한국 인천으로 가는 화물선에 필로폰이 숨겨진 수납장을 실어 필로폰을 몰래 국내로 반입한 뒤 일본 등지로 판매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일당은 화물이 도착하기 전 국내에 들어와 임시로 게스트하우스를 임차한 뒤 수령한 수납장을 그곳에 보관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납장 등 가구의 경우 화물선으로 들어오면 세관의 정밀검사가 곤란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향후 보다 세밀한 통관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국내로 반입된 필로폰은 적발 직전까지 절반가량이 시중에 유통됐다. 일당은 사람의 왕래가 매우 많은 서울 강남 한복판의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을 접선장소로 활용하며 필로폰을 판매하는 대담한 수법을 썼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마약거래는 은밀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나 이 사건은 오히려 인파가 넘치는 곳을 택함으로써 오히려 주목을 피하는 효과를 노렸다”고 전했다.

이들 일당은 보안을 위해 자신들끼리도 서로 얼굴과 이름을 감추는 등 철저한 ‘점조직’ 방식으로 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필로폰 거래를 할 때에는 미리 소지하고 있는 1000원권 지폐의 일련번호가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 보내도록 한 다음 거래 상대방의 휴대전화로 해당 지폐 사진을 전송하며 ‘이 번호가 찍힌 지폐 소지자와 거래하라’는 지침을 줬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번 수사는 국정원이 가장 먼저 첩보를 입수해 검찰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이후 검찰은 관세청 서울본부세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관련자 동선 파악, 필로폰 밀수 경로 확인, 공범 등에 대한 수사를 함께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의 정보력, 검찰의 수사력, 관세청의 국제화물 유통 과정 추적력 등이 결합한 모범적 수사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유통될 뻔했던 대량의 필로폰을 압수함으로써 마약류 확산을 방지한 점이 의미가 있다. 검찰은 대만, 일본 등 해외 폭력조직이 국내 마약류 공급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국제 및 유관기관 공조를 강화함으로써 마약류 공급 차단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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