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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과 10대 때…” 왕진진 발언의 파장

입력 : 2018-01-02 15:47:24 수정 : 2018-01-02 15: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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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과는 10대 때 많이 만났습니다.”(왕진진)

의혹만 증폭됐다. 주최자도 취재진도 답답함만 안고 돌아간 시간이다.

무조건 자신의 말을 믿으라는 왕진진, 그를 믿는 낸시랭의 모습만 보였다. 전자발찌 착용 여부, 전과에 대한 설명은 유야무야 넘어갔다. 특히 고 장자연과의 친분을 주장한 왕진진의 발언은 현장을 뜨악하게 했다. 후폭풍은 이미 시작됐다.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이 지난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왕진진 회장과 혼인신고를 했다’는 낸시랭의 발표 이후 남편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폭로가 이어졌기 때문. 

이날 왕진진은 “고 장자연 관련 부분에 대해 말하겠다. (전준주) 본인이 맞다”고 힘줘 말한 뒤 “과거 사건에 대해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지 일일이 열거해서 인증할 수는 없다. 내가 장자연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 올리려는 취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 논란이 된다. 많은 오해들과 의혹들이 상당히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정식적으로 법무법인을 통해 정확하게 잘잘못을 짚을 예정”이라고 했다.

왕진진은 앞서 고 장자연의 편지를 위조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본명이 전준주인 그는 2009년 장자연이 보낸 편지라며 총 50통(230장 분량)을 위조해 언론사에 허위 제보했으며, 광주지방법원에서 증거위조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낸시랭은 “난 남편의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 억측이든 사실이든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남편 자체를 사랑한다”며 왕진진에게 힘을 실었다.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감방에서 썼던 장자연 편지는 결국 왕진진의 창작 생활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실제 그 장자연 사건은 사회적으로 묻혔지 않았냐”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편지는 정식 기관을 통해 진짜인 것을 인증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한 사법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발언이다. 

전라남도 강진에서 자랐다는 왕진진은 전라북도 정읍 출신인 장자연을 “10대 때 많이 만났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시 308조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나이에 대한 부분도 시원하게 밝히지 못했다. 1980년 생인 장자연이 자신에게 보냈다는 편지에 그는 ‘오빠’로 표현돼 있다. 왕진진은 “서류상에는 1980년 생으로 되있는게 맞다. 내 실제 생일은 1971년 2월 2일 생이다. 내가 그 사건의 전준주가 맞다”고 다시금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사회를 맡은 낸시랭의 지인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회자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에 팩트만을 대답하기도 하지 않았나. 나이, 본명 등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지금 팩트를 말 안하고 있다. 그게 문제다”라며 왕진진을 꾸짖었다.

왕진진은 장자연과 지인 관계였다는 사실을 계속 주장했다. 그는 장자연 편지의 ‘원본’이라는 서류들의 일부를 서류가방에서 꺼내 100여명의 취재진 앞에 공개했다.

왕진진은 “장자연 사건의 진상을 명백하게 밝힐 자료를 관계기관에 제출할 의사가 있다. 이번만큼은 떳떳하고 제대로 옳은 수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왕진진의 발언이 화제를 모은 데는 최근 검찰 과거사위원회 검토 대상에 ‘배우 고 장자연 사건’ 등 8건이 추가 제안된 배경이 있기 때문. 스포츠월드 취재 결과, 대검찰청에선 고 장자연 사건 재수사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는 상황. 만약 사건으로 결정되면 늦어도 2월엔 재수사가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왕진진의 편지는 국과수 필적 감정까지 거쳐 위조임이 드러난 상황. 이에 검찰에서도 왕진진의 편지가 실제 고 장자연이 남긴 편지라는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왕진진이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는 것인지, 억울함을 나타내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현재 왕진진은 올해 횡령 혐의와 사기 혐의로 피소돼 재판부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7단독이 두 사건을 병합해 공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5일에 세 번째 공판이 열린다.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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