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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정부규제에 가상화폐 폭락…거품 붕괴냐 일시침체냐

입력 : 2018-01-17 18:01:17 수정 : 2018-01-17 21: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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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정부 잇단 옥죄기에 가격 폭락 / 1비트코인 1300만원대로 ‘반토막’ / 국내시장 ‘김치 프리미엄’ 실종 / 해외 시세와 별반 차이 없어져 / “매년 1월은 저점 찍어” 분석도 가상화폐 투기광풍이 잦아드는 것인가. 정부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추락하고 있다.

17일 오후 국내 거래소에서 1비트코인은 1300만원대, 1이더리움은 120만원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최근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가상화폐 가격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폭락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앞에서 한 시민이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날 오전 한때 비트코인은 1100만원대로, 이더리움은 100만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해외 시세보다 40% 이상 비싼 ‘김치프리미엄’도 거의 사라졌다. 같은 시간 해외 시세는 비트코인 1만1000달러대, 이더리움 1000달러 안팎으로 국내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

가상화폐 가격 폭락은 한국과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를 글로벌 시장이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영국 온라인거래플랫폼 ETX캐피털의 닐 윌슨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알려진 한국이 가상화폐 거래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와 중국의 가상화폐 채굴 금지 뉴스가 잇따르면서 가격이 폭락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크립토컴페어의 찰스 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에 “불확실한 규제가 시장을 겁먹게 한 것 같다”며 “한국 등 아시아는 이용자 수와 프리미엄이 붙은 거래 수요를 더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강력한 지지가 돼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의 마티 그린스펀 선임연구원은 CNBC에 “이번 가격 하락은 아시아의 구매자들이 부족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한국은 항상 가상화폐 시장을 지배했는데 최근 며칠 동안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이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흡수해 규제하는 것과 달리 한국과 중국은 제도권 밖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중이다. 이미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한 중국은 개인 간 거래할 수 있는 P2P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까지 막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정부는 가상화폐 실명거래시스템을 도입해 투기와 자금세탁 등 비이성적·불법적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거래소 폐쇄 가능성도 남겨둔 상황이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가상화폐 폭락이 거품이 터지는 전조인지, 규제충격에 따른 일시적 침체인지에 모아진다. 이에 대해 이토로의 이크발 간담 경영이사는 “비트코인은 이런 주기를 보였던 적이 있었고, 매년 1월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항상 저점을 찍는 시기여서 이번 사태를 전혀 예측 못한 것은 아니다”며 “장기적인 대규모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가격의 방향을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금지 일변도로 가서는 바람직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 평가되는 블록체인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게 암호화폐인데, 이를 도박과 투기만의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날 거래소 폐쇄와 관련,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제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상화폐 투자는 투기로 부를 만큼 불안정한 모습이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정부부처가 나서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학자 입장에서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시장의 경제활동을 금지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합리적인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투자든 투기든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백소용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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