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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없다"던 삼성전자, 왜 '깜짝' 액면분할하나

입력 : 2018-01-31 10:56:35 수정 : 2018-01-31 10: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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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1일 50 대 1의 주식 액면분할 결정을 전격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 주식 중 가장 비싼 249만원이다. 이를 50 대 1의 비율로 액면분할 하면 산술적으로 주가는 50분 1인 약 5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주식 1주가 50주로 늘어난다.

주가는 낮아지지만, 주식 수는 크게 불어나는 것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액면분할 요구가 많았다. 주당 가격이 너무 비싸 거래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계획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이번 액면분할 결정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은 주주가치 제고 조치의 연장 선상이라는 것이다.

그간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배당 확대로 주주 환원을 실행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그 수단으로 액면분할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고액이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은 여기에 투자하기 힘들었다"며 "일반 투자자에게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투자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식 가격이 낮춰지면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이 액면 분할될 경우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 수가 50배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주식 가치가 50분의 1로 쪼그라드는 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주식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유동성 증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런 기대감의 반영으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결정 발표 후 5% 가까이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관상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수가 총 5억주인데 실제 발행된 주식은 약 1억4천700만주이다. 이 중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는 약 1억2천900만주다.

액면분할을 거치면 발행된 주식 수는 현재의 50배로 늘어난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결정이 다른 고가주를 보유한 기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투자 접근성이 확대된 만큼 주주도 크게 늘면서 경영 참여나 간섭이 늘어날 수 있다.

다양한 주주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것저것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이런 이유때문에 액면분할을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액면분할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게는 고민거리가 될 것이란 추정도 있었다. 이상헌 연구원은 "액면분할을 해도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며 "주주 제안을 하려 해도 일정한 지분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주주 수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주주들의 경영 간섭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액면분할 결정이 승계 작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액면분할은 일러야 5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3월 23일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총을 통과할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5월께 액면분할이 이뤄질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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