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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무상지원보다 자립여건 조성이 해법”

입력 : 2018-03-12 20:46:23 수정 : 2018-03-12 21: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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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주 지구촌나눔운동 사무총장 / 빈곤국가 ‘가축은행’ 사업 효과 눈길 / 가축 대여받아 부산물로 수익 창출 / 차후에 지원금 갚아 자존감도 지켜 “기아와 질병에 신음하는 아이를 돕는 것이 시급하기는 하지만, 부모와 지역사회가 아이를 돌볼 힘을 길러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국제구호단체 지구촌나눔운동이 가장 강조하는 가치는 ‘자립’이다. 창립 20여년을 맞이한 지구촌나눔운동의 조현주(사진) 사무총장을 만나 ‘느린 걸음’을 걸어가는 이유를 들어봤다.

지구촌나눔운동의 홈페이지나 각종 자료에 실린 사진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웃는 모습, 긍정적인 분위기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병들고 배고픔에 찌든 사람을 묘사해 동정심을 자극하는 다른 캠페인들과는 차이가 확연하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주로 특정 아동의 가정형편과 장애, 질병 등을 소개해 후원을 이끌어내는 1대1 결연사업에 눈을 돌린 적이 없다. 직접 돈이나 물품을 쥐어주는 것보다 가정과 지역사회의 체질 개선에 더 힘쓰기 때문이다.

조 사무총장은 “1대1 결연사업은 지원 대상 아동만 혜택을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원에서 소외된 아동과 격차를 벌리게 된다”며 “해당 지역의 경제·사회·문화적 역량이 종합적으로 발전해야 아이들에게 인권보호나 교육기회 증대 등의 가치가 확립된다”고 강조했다.

대표사업인 ‘가축은행’을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개발도상국의 빈곤가정에 수년간 가축을 대여해주는 사업으로 염소나 돼지, 닭, 소 등을 키우며 알이나 우유 등의 부산물을 얻는 것은 물론 새끼를 팔아 돈을 벌 수도 있다.

조 사무총장은 “국가 자체도 어렵지만 빈곤지역은 대부분 농촌인 사례가 많기 때문에 지역 환경을 고려할 때 가장 효율적인 사업”이라며 “무상지원이 아닌, 새끼를 팔아 되갚는 등의 방식이라 수혜자 자존감도 지켜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금모금 단체들이 명확한 원칙을 고수하며 운영하지만 기부금을 동력으로 하는 특성상 ‘자금’이라는 현실적 한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1대1 결연사업을 홍보해 단기간에 끌어모은 100억여원을 횡령한 ‘새희망씨앗’ 사건 등으로 지구촌나눔운동 또한 후원이 일부 감소했다.

조 사무총장은 “어렵게 후원자를 늘려도 다른 단체에서 부정적인 사건 하나만 터져도 연대 타격을 받는다”며 “그렇더라도 단체별로 투명성과 책무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구촌나눔운동이 진행하는 대부분의 사업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현지와의 협력,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조 사무총장은 “지구촌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측면에서 빈곤국가도 성장해야 우리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며 “더 열린 자세로 나눔을 실천할 기회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사진=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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