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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핵협정’ 탈퇴, 北·美협상에 긍정적 영향 가능성”

입력 : 2018-05-14 18:47:38 수정 : 2018-05-15 06: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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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외교부 공동주최 전문가 좌담회/트럼프, 자신의 성공모델 만들고 싶어 해/신념·소신 따른 정책결정 하기보다는/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이익에 더 관심/전임 오바마 행정부 정책 뒤집는 성향/이란협상은 최악, 대북협상은 최상 만들기/중동역학관계 변화 한반도에 참고 될 수도 미국의 이란핵협정(JCPOA) 탈퇴가 핵 협상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자극해 북·미 핵 협상에는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14일 세계일보와 외교부가 공동 주최한 좌담회에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 것을 모두 뒤집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라며 “북한과는 전략적 인내를 이야기하면서 방치하다시피 한 오바마와는 반대로 트럼프는 자신의 레거시(legacy·업적)를 만들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진행된 이란 핵 합의를 최악의 협상으로 꼽고, 북한과의 협상을 최상의 합의로 만든 뒤 북·미 협상 결과를 모범사례로 제시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열띤 토론 벌이는 참석자들 세계일보·외교부 공동주최로 1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 9층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이란핵협정(JCPOA) 탈퇴의 지정학적 함의와 국제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 주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홍진욱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권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신석홍 외교부 국제에너지안보과장, 정용헌 아주대 교수, 이재승 고려대 교수,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장.
허정호 선임기자
‘JCPOA 탈퇴의 지정학적 함의와 국제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는 외교부 권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홍진욱 아프리카중동국장, 인남식 교수, 정용현 아주대학교 에너지스시템학과 겸임교수, 이재승 고려대 노르딕·베네룩스센터장(국제학부 교수),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중동팀장,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참석했다.

인 교수는 미국의 JCPOA 탈퇴 선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의도로 이란핵협정을 파기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하나의 독트린을 발표하지 않고 그때그때 협상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서의 면모 △오바마 행정부가 한 것을 모두 뒤집는 성향 △판을 흔들고 침전물이 가라앉으면 재빨리 이익을 확보하는 성향이 그것이다. 인 교수는 “모든 행정부마다 독트린을 발표하고 국방정책으로 하나의 길을 제시하는데 트럼프에게서는 이런 독트린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언독트린(undoctrine·무독트린)’이 트럼프의 독트린이며 (트럼프는) 협상을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권세중 국장은 북한과 이란을 비교하면서 “개방된 체제인 이란은 석유와 금융을 조여 들어가면서 상당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했으나 북한은 북쪽(중국)이 열려 있어 어느 한 가지로 조일 수 없어 북한 제재 효과가 없다는 분석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데올로그가 아니고 엔터프리터(기업인)에 가깝다. 신념, 소신에 따라 정책 결정을 한다기보다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이익에 훨씬 더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들이 보이는 관념과 달리 압박을 통해 새로운 딜이 어떤 형태로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언제든 이란을 통해 실현될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JCPOA 탈퇴는 중동 지역에서의 역학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핵담판 타결 후 한반도 동북아에서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진행될 경우 참고가 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이재승 센터장은 “이란을 견제해 주고 있던 이라크가 내부적 거버넌스 문제 등으로 역량이 과거만큼 되지 못하자 이란을 직접 내지는 뭔가로 약화할 (미국의) 이해관계가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작게는 이스라엘부터, 크게는 러시아의 대중동 레버리지를 재편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트럼프는) 생각했을 것”이라며 “과거보다 자체 에너지 생산이 늘고 수입이 줄어 미국이 중동지역에 대해 과거와 같은 사활적 개입보다는 선택적 개입으로 이행할 여지가 마련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정용현 교수는 “에너지 안보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중동에 대한 이해관계가 굉장히 얕아졌다”며 “중동으로부터 원유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영향이 없고 오히려 중동지역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상당히 많은 지출로 방위비 등 비용에 대한 걱정이 더 많지, 이익에 대한 관심은 작아졌다”고 분석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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