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 이사장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등 원론적인 답변만 남긴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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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직원 폭행 등 ‘갑질’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경찰은 약 한 달간 한진그룹 계열사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 최소 11명의 피해자를 확보해 진술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증언과 폐쇄회로(CC)TV 등 증거자료, 이 이사장 진술 등을 종합해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수폭행과 상습폭행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조사가 끝나면 혐의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단순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상습폭행이나 특수폭행죄는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하다. 정의당과 민중당 등 진보정당, 일부 시민단체는 서울경찰청 앞에서 이 이사장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혐의 액수가 200억원에 이르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진그룹 관련 건물만 관리하는 부동산업체를 세워 일감을 몰아주는 수법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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