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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인근 피그섬 킹펭귄 30년 사이 90% 가량 감소…기후변화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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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31 11:18:19 수정 : 2018-07-31 1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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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 다음으로 몸집이 큰 킹펭귄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섬을 관찰한 결과 30년 새 개체 수가 9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라 잦아진 엘니뇨로 먹이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체 서식지도 마땅치 않아 킹펭귄 멸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 가디언 등은 잡지 ‘남극 과학’에 실린 보고서를 인용해 아프리카 대륙과 남극 사이에 있는 피그섬에 서식하는 킹펭귄의 군집을 관찰한 결과 30년 전에는 200만여마리가 관찰됐지만 최근에는 20만여마리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연구를 주도한 헨리 웨이머스커치 생물연구소 위원은 “피그섬은 지구에 존재하는 킹펭귄의 3분의1이 사는 가장 큰 서식지”라며 “1982년부터 킹펭귄을 관찰했는데 이런 결과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킹펭귄의 서식지였던 피그섬에서 개체수가 급감한 이유로 첫 손에 꼽히는 건 엘니뇨 현상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엘니뇨는 페루와 칠레 연안 등에서 해수가 따뜻해지는 현상으로 인도양의 남쪽 해수 온도도 높이는 데, 물고기와 오징어를 남쪽으로 이동시킨다. 킹펭귄이 주로 먹는 먹이들이 사라지는 것으로 웨이머스커치는 “이는 개체수 감소는 물론 번식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1997년에 관찰된 적이 있다면서 2~7년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했던 엘니뇨가 최근 기후변화로 더 잦아져 킹펭귄이 직격타를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조류 독감과 쥐와 같은 설치류가 피그섬에 들어가 질병을 퍼뜨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멸종위기에 있는 동식물을 등재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킹펭귄은 ‘관심대상’이었지만 이번 결과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웨이머스커치는 기후변화가 제어되지 않고 진행될 경우 21세기 중순에 피그섬과 섬을 포함하는 크로제 제도에서 킹펭귄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근에 킹펭귄이 살 수 있는 다른 섬도 없어 대규모 이주도 킹펭귄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킹펭귄은 황제펭귄 다음으로 큰 펭귄으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한 번에 알 한 개를 낳아 발 사이에 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킹펭귄 부모들은 번갈아가며 최대 2달 동안 알을 품어 공동으로 새끼를 부화시킨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가디언, AF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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