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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의영화산책] ‘쓰레기 지구’서도 희망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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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6 22:54:19 수정 : 2018-10-26 22: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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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한적한 섬마을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섬 지역은 종량제 예외 대상이어서 양도 수십 톤이 될 뿐만 아니라 불법소각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생활폐기물은 물론 폐그물에 폐가전제품, 심지어 버려진 차량까지 소각된다고 한다.

쓰레기 환경문제는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심각해서 2008년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월·E’(Wall·E, 지구 폐기물 수거·처리용 로봇)는 지구가 쓰레기로 가득 차 살 수 없는 곳이 된 800년 후인 2810년 상황을 다룬다. ‘니모를 찾아서’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감독 겸 각본가 앤드루 스탠턴이 만들었고, 작품성과 재미를 갖추고 있다.

텅 빈 지구에 홀로 남아 수백년 동안 외롭게 일만 하며 보내는 월·E가 그 주인공이다. 지구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수시로 모래폭풍이 불어 살 수도 없고, 그를 개발한 거대기업 바이 앤 라지(Buy n Large)는 지구인을 회사가 만든 편리한 액시엄 우주정거장에서 소비 위주의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인간은 올더스 헉슬리의 SF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서처럼 ‘모든 행복을 준다’고 광고하는 BnL 회사에 의해 사육당한다.

액시엄에서는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주기적으로 탐사로봇을 보내는데, 월·E와 로맨스에 빠지게 된 탐사로봇 이브는 월·E가 바친 살아 있는 식물을 가지고 액시엄으로 돌아간다. 월·E는 그녀를 놓칠세라 우주선을 붙잡고 함께 액시엄에 가게 된다. 우주선 선장은 식물을 소중히 생각하며, 생명체가 살 수 있으니 지구에 돌아갈 때가 됐다는 것을 천명한다. 하지만 빅브라더인 BnL회사는 이를 방해한다. 선장은 “지구는 우리의 고향이야, 고향이 문제가 있는데 가서 고쳐줘야지 우린 너무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며 회사에 반항하며 그를 조종하는 기계와 싸운다.

영화는 쓰레기 더미에서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은 월·E를 통해 우리가 함께 돕고 서로 사랑하는 한 지구는 희망적이라는 것을 말한다. 최근 불거진 ‘쓰레기 대란’도 1회용품 줄이기, 쓰레기 업사이클링 등을 실천하면서 희망을 가져야 될 일이다. 지구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 자체인 것이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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