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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신년사, ‘상응조치’ 요구… 선제 핵 포기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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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02 00:02:09 수정 : 2019-01-02 0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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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와 체제보장 교환 촉구 / 남측엔 개성공단 재개 등 제안 / 북핵 폐기 없인 공염불에 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당(노동당)과 공화국(북한) 정부, 나의 확고한 의지”라면서 “언제든지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우리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맞바꾸는 단계적·동시적 행동을 요구하면서 대화와 경고의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에 나설 용의를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되살리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통해 국제사회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는 김 위원장 언급도 주목된다. 북한이 핵무기 생산을 중단했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능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미국 내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비핵화와 관련한 획기적 내용이 담기지 않은 건 아쉽다. 현재 보유한 핵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은 기존 핵을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전제조건 없는 재개 용의를 밝혔다. 또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제안하면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를 요구했다. 한·미 간 틈새를 벌리려는 의도가 담긴 듯하다. 김 위원장이 남측에 내놓은 제안이나 미국에 내건 조건은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수용되거나 추진되기 어려운 것들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도 비핵화 진전과 연계돼 있다. 김 위원장은 선제 핵 포기 외엔 북한이 살 수 있는 다른 길이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확대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이 올해 국정운영 청사진인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북한 주민들에게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육성으로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 폐기를 실천하지 않으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는 노력 못지않게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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