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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차별 철폐’ 요구한다면서 “재기해” 외쳐댄 그녀들 [페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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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0 13:00:00 수정 : 2019-01-20 14: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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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분노로 포장된 남혐·조롱의 장, ‘혜화역 시위’
‘여성 단일 의제로는 사상 최대 규모 집회.’ 지난해 총 6차례 열린 ‘혜화역 시위’에는 이런 부연설명이 뒤따랐다. 주로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열려 혜화역 시위로 불리지만 정식 명칭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5차 집회는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시위’)다. 명칭 그대로 시위에선 불법촬영과 수사당국·사법부를 향한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본래 내건 목적과는 상관 없는 남성 비하 발언과 조롱, 상식을 벗어난 요구 등도 함께 쏟아져 나오면서 시위가 분노로 포장한 혐오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주최 측이 지나치게 집회 참가자 수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여성계는 이런 부정적인 면을 모른 척 감싸기만 해 남녀 성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근거 없는 ‘낭설’인데… 분노한 여성들

혜화역 시위는 그 시작부터가 특정 범죄자를 옹호하기 위해 열린 집회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일명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래카메라(몰카) 사건’의 피의자 안모(26·여)씨가 구속되자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남성이 피해자고 여성이 가해자란 이유로 경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히 수사했고, 구속까지 됐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근거가 있는 얘길까.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5월까지 검거된 몰카 피의자 중 남성은 34명이 구속됐고, 여성은 안씨가 유일했다. 2017년과 2016년엔 각각 남성 몰카 피의자 119명, 135명이 구속되는 동안 구속된 여성 피의자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수사 여부는 성별이 아닌 사안의 중대성이나 죄질 등을 따져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해에서 촉발된 시위지만 여성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위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열린 1차 혜화역 시위엔 당초 예상한 500명을 크게 웃도는 1만2000명이 모였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빨간 옷과 마스크·선글라스 등 차림으로 “남성무죄 여성유죄”, “동일범죄 동일처벌”,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등 구호를 외쳤다.
◆도 넘은 혐오 표현·숫자 부풀리기 논란

하지만 시위에선 이 같은 구호 외에도 “재기해(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죽음에 빗대 ‘자살하라’는 뜻의 여성 커뮤니티 은어)“나 “유X(남성의 성기)무죄 무X유죄” 등 혐오 발언과 저속한 표현이 난무했다. ‘한남충’(남성을 벌레에 비유한 표현)이라거나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아가X 페미(말로만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사람)’라고 하기도 했다.

시위가 거듭될수록 혐오 표현으로 뭇매를 맞자 5차 집회 때부터는 조금씩 자제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그러나 남녀 경찰 성비를 1대 9로 맞춰야 하고, 장관과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을 모두 여성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이나 이따금 ‘와아악’이란 고성을 내지르는 장면은 여전했다. 참여자를 생물학적 여성으로만 제한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참가자 수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주최 측은 1∼6차 시위의 참여 인원이 각각 1만2000명, 4만5000명, 6만명, 7만명, 6만명, 11만명이라고 밝혔다. 이 주장대로라면 누적 참가자 수는 36만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서 열린 다른 집회들과 비교할 때 이 정도 수치가 나올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찰은 따로 추산 인원을 내지 않았다.

이 밖에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 운영진 사이에서 내홍이 벌어지기도 했다. 참여 여성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대체로 싸늘했다. 직장인 이모(33)씨는 “성 차별 철폐를 요구하면서 남성 비하나 혐오 표현은 왜 쓰는지 의문”이라며 “무작정 싸고 도는 여성계와 페미니스트들 탓에 혜화역 시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남았다”고 털어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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