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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다 치부할 수 없는 지구 멸망 가능성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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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1 10:20:54 수정 : 2023-12-10 22: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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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한 기자의 질문이 화제가 됐다. 이 기자가  “경제가 어려운데,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그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이냐”고 묻자 대통령은 얼굴이 굳었고, 회견이 끝난 뒤 기자는 여론의 중심에 선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이처럼 불편한 물음이지만,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근거를 놓고 논쟁이 한창인 이슈가 있다. 체계적으로 제기되는 지구멸망 6가지 시나리오다. 운석 충돌론,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멸망론, 생물무기 및 바이러스 전염론, 핵 전쟁론, 블랙홀과 우주 소용돌이 이론, 환경재앙 및 기후변화론이 그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들 6가지 시나리오 중 과학자들이 가장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 것은 핵 전쟁론이었고, 가능성이 아닌 완전한 현실적 위기로 본 이론은 환경재앙 및 기후변화론이라고 전했다. 환경재앙과 기후변화는 지금 현재 빠르게 진행되는 사실이며 전 세계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다는 게 텔레그래프의 전언이다.

환경재앙과 기후변화의 여러 원인 중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꼽히는 두가지 문제가 플라스틱과 미세먼지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3가지로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기후변화를 지목한 바 있다.

 

도심 속 공장지역의 매연

입자 지름이 50㎛(1㎛=100만분의 1m) 이하는 총먼지(TSP)로 부르고, 이 중 10㎛ 이하가 미세먼지(PM)다. 몽골과 중국, 인도, 한국은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의 위협을 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몽골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국가로 지난해 1월 관측 기록에 의하면 수도 울란바토르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320㎍/m³로 치솟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의 133배까지 달했다. 인도 뉴델리와 중국 베이징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초미세먼지 수준은 회원국 평균인 12.5㎍/m³의 두배가 넘는 평균 25㎍/m³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초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선결 조건인 각국 간 다자협력에 당사국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몽골 역시 미세먼지의 원인을 다른 국가에서 찾고 있으며, 국제적인 연대 및 해법 찾기를 외면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플라스틱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기상학회(AMS)와 미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토양과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과 비닐이 큰 원인이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양은 3억3000만t이며,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생산량을 모두 모으면 83억t에 이른다. 하지만 그동안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9%에 그치고 있고, 79%는 방치돼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현재 추이라면 2050년까지 약 120억t의 플라스틱이 버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 중 1200만t은 매년 바다로 흘러가서 분해되지 않은 채 떠다닐 것으로 전망된다. 마모되고 쪼개지더라도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게 된다.

 

깨끗한 플라스틱은 재활용될 것으로 대부분 여기지만 이 역시 거의 다시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적인 환경보호 기구인 그린피스(Greenpeace)는 전 세계 6대 식·음료 기업에 대한 조사 결과 코카콜라를 제외한 뺀 나머지 기업의 재활용 비율이 평균 6.6%에 불과하다고 보고했다.

 

작년 한국은 국민 1인당 연간 420장 정도의 비닐 봉지를 썼고, 100㎏에 이르는 플라스틱을 소비했다. 인구 비중으로 보면 2013년까지만 해도 세계 5위 소비국이었는데, 지금은 당당히(?) 전 세계 1위다. 미세먼지와 혹한의 추위를 다른 곳에서 찾기 전에 시민의식과 생활 패턴의 변화가 먼저 절실한 상황이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생산도 이런 폐해를 가중시키는 매우 큰 원인이다. 유엔 오션컨퍼런스를 계기로 지난해 10월 설립된 ‘플라스틱 지속가능성 가이드라인’(Plastic Sustainability Guideline·PSG)에 한국 기업이 파트너로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당장 지금부터라도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줄이기를 위한 국제적 연대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지구멸망 시나리오가 결코 이론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현실이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지원SDGs협회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지원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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