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엔 23세이하 경기서 승리/성인대표팀 이끌고는 첫 격돌/박 감독 “도전해보겠다” 출사표 최근 1년간 박항서 감독의 행보는 스테이지를 한 개씩 격파해 나가는 게임 속 용사 같다. 하나의 적을 물리치고 나면 곧바로 더 강한 적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러면, 용사는 더욱 실력을 갈고닦아 끝내 이를 물리친다. 이런 박 감독 앞에 마침내 ‘끝판왕’ 중 하나가 나타났다. 아시아 축구 ‘빅4’ 일원인 일본을 상대하게 됐기 때문이다.
두 팀이 격돌하는 무대는 2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이다.
앞서 베트남은 지난 20일 요르단과의 대회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요르단에 먼저 선취골을 빼앗겼지만 침착하게 추격을 이어가 응우옌꽁프엉(24)의 골로 1-1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승부차기로 경기를 끌고간 뒤 골키퍼 부이띠엔중(22)의 선방 쇼로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베트남의 만만치 않은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베트남으로서는 8강 상대인 일본은 거대한 벽이다. 일본은 한국, 이란, 호주와 함께 21세기 아시아 축구계를 지배 중인 ‘빅4’ 국가 중 하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50위로 100위인 베트남보다 50단계나 높다. 월드컵 등 큰 경기 경험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일본이 5승1패로 확연히 앞선다.
다만, 자신감은 있다.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은 불과 반 년 전 일본을 꺾은 적이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맞붙어 1-0으로 승리한 것. 23세 이하 팀들 간 대결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베트남은 점유율에서 64%를 기록하는 등 결과뿐 아니라 내용까지 압도했다. 이 승리로 박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베트남 역사상 국가대항전에서 일본을 이긴 최초의 축구팀이 됐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두바이=뉴시스 |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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