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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휴머니즘이 녹아 있는 명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의 마셜 장군은 ‘한 노모가 네 아들 중 세 명을 전장에서 잇달아 잃었다’는 보고를 받는다. 막내 제임스 라이언 일병만 살아있다는 사실을 접한 장군은 “일병을 찾아 어머니 품으로 보내라”고 명령한다. 8명의 특공대원이 천신만고 끝에 프랑스 전선에서 일병을 구출해낸다. 하지만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다 대원 6명이 목숨을 잃는다.

영화가 21년이 지난 지금까지 감동으로 남는 것은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우리에게 일깨워준 까닭이다. 대원들은 한 사람을 위해 왜 여덟 명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지 자문한다.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사람의 생명은 숫자의 크기로 따질 사안이 아니니까.

국민의 안전은 대통령의 제1 임무이다. 한 사람이든 전체 국민이든 끝까지 생명을 지킬 책무가 대통령과 국가에 있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다. 영화에서처럼 미군의 절대 원칙은 적지에 전우를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동료가 전장에서 죽으면 강바닥까지 뒤져 고국으로 유해를 모셔간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전사자 한 명의 유해를 맞기 위해 주 전역에 조기를 내걸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일본도 자국민 보호에 국력을 결집한다. 그제 아베 신조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요청해 미국의 전폭적인 협력을 이끌어냈다. 억류자 귀국을 공약으로 내건 아베 총리는 자국민 송환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미국은 작년에 이미 자국민 3명 귀환에 성공했다. 북에 6명이 억류된 우리만 감감무소식이다.

영화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숨진 카파조 일병은 이런 편지를 고국에 띄운다. “친애하는 라이언 어머니! 라이언 일병이 건강하며, 지금 유럽 전선에서 집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을 즐거운 마음으로 전합니다.” 카파조의 편지 내용은 아마 우리의 억류자 가족과 국민들이 학수고대하는 소식이 아닐까. 그러나 ‘사람 중심’의 정부에서 사람을 구하겠다는 소식이 아직 없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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