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3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다. 하상윤 기자 |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은 지난달 20일부터 열흘 넘게 ‘나쁨’(36㎍/㎥ 이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6일 딱 하루 ‘보통’ 단계로 내려와 최장기 기록을 쓰지는 못했지만 이번주에는 기록 달성이 가능할 수도 있다. 대기 정체로 이미 최악의 미세먼지를 겪고 있는 와중에 4일 오후에는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몰려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적어도 오는 6일까지는 고농도가 이어질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내다보고 있다. 기존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 연속일은 지난해 3월 하순(23∼30일) 8일이 최장 기록이다.
세종과 대전, 광주 등지에서는 지난 1일 관측 이래 가장 높은 PM2.5가 찍히기도 했다.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국외 미세먼지 유입과 대기 정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만으로는 기록적인 고농도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통상 봄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이동성 저기압이 반복해서 우리나라를 지난다. 이동성 고기압이 지날 때는 맑다가 2∼3일 뒤 이동성 저기압이 봄비를 뿌리는 식이다.
그런데 올봄은 이런 패턴이 제주와 남부에만 나타날 뿐 중부지방은 고기압이 장악하고 있다. 고기압에서는 구름이 거의 생기지 않아 맑고 일사량도 늘게 된다. 오염물질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햇빛이 내리쬐게 되면 ‘2차 생성 먼지’가 급격히 늘어난다. 가스로 배출된 오염물질이 질산염, 황산염 같은 입자상 물질(미세먼지)로 변신하는 것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최근 미세먼지 중에는 2차로 생성된 것이 굉장히 많다”며 “(자체 오염원이 많지 않은) 백령도 같은 곳에서도 질산염과 황산염이 평소보다 2∼3배 높다”고 전했다.
‘뿌연 하늘’ 언제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3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빌딩숲 스카이라인이 희미할 정도로 하늘이 뿌옇다.환경부는 4일 수도권 등 9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 하상윤 기자 |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7일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간 확장해 기온이 살짝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 고기압도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질되기 때문에 그 효과(기온하강·대기순환)는 하루, 길어야 이틀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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