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5주기 추모식 행사장을 찾아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 회원이 황 대표를 향해 “물러나라”고 외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는 전날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정부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안 된 데 대한 책임이 적지 않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한 ‘책임자 처벌 대상 1차 명단’에 황 대표 이름도 올렸다.
◆황 대표, “지난 정부 몸담은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황 대표는 16일 오전 11시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추모관 앞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족과 일반인 200여명을 비롯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김양수 해양수산부차관 등 정치권 인사도 함께했다.
전태호 세월호유가족협의회 위원장과 진 장관에 이어 세 번째로 황 대표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5년 전 그날을 돌이키면 참아내기 힘든 아픔과 회한이 밀려온다”고 입을 뗐다. 이어 “제가 이럴진대 유가족 여러분의 심정은 어떨지 차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며 “사고 당시 지난 정부에 몸담고 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을 담아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안타깝고 가슴 아픈 희생 유가족 여러분의 절망과 고통, 제 마음에 깊이 새기고 결코 잊지 않겠다. 우리 국민이 세월호 희생을 오래 기억하고 기리도록 추모의 공간을 가꾸고 유지하는 일에도 정성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황 대표는 당 차원에서 유가족과 생존자의 삶을 꼼꼼히 챙겨 필요한 부분을 성의껏 돕겠다고 약속하면서 “4월16일이 대한민국 안전이 거듭난 날이자 서로의 아픔을 보듬은 날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의 추모사 낭독 전후 객석 일부에서 “황교안은 물러가라!”고 소리쳐 소란이 일었다. 인천시민사회단체 회원들로 알려진 이들은 ‘책임자 비호하는 적폐를 청산하자’는 피켓을 들고 앉아 있었다.
인천=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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