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자유한국당 의원 5명이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에 선봉에 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삭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님도 삭발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게시된 지 하루 만인 3일 오후 2시8분기준 3만5527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의 삭발 안내문 관련 기사를 봤다”며 “20명의 여성 당원을 삭발식에 포함시킨다고 하는데, 우국충정(憂國衷情, 나랏일을 근심하고 염려하는 참된 마음)의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님(사진 오른쪽)도 꼭 삭발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삭발만 해주신다면 이제부터 민주당을 버리고 내년 총선 4월15일 무조건 나경원 대표님의 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청원인은 “애국애민 즉 열도만 생각하는 나경원 대표님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태흠 자유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은 이날 집단 삭발식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의원 및 당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여성당원 20명 참석 독려”라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배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 해산’, ‘민주당 해산’ 청원에 이어 ‘나경원 삭발’ 청원이 올라온 것에 대해 ‘청원 놀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칼럼니스트 황교익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단체 삭발식 관련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풍자 글을 올렸다.
그는 이날 한국당의 단체 삭발 투쟁 기사를 공유하면서 “삭발투쟁은 대표 단 한 명이 나서서 하는 것이 가장 멋져 보인다”며 “대표성이 약한 여러 명이 하니까 투쟁의 결기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측은함에 찌질함까지 느껴진다”고 평했다.
이어 “이번 삭발식은 원천무효로 하고, 황교안과 나경원 둘 중에 한 분이 대표로 나서주는 것이 올바르다”며 “자유한국당 여러분, 파이팅”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서면 브리핑에서 “툭하면 개혁입법에 딴지 거는 자유한국당 행태에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음에도 김태흠 의원 등 5명은 삭발식을 감행하고 황교안, 나경원 지도부는 거리투쟁에 나섰다”며 “지지층 결집에만 열 올리는 가출정치 그만하고 이제 그만 국회로 복귀하시라”고 쓴소리 하기도 했다.
이밖에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한심의 결정체 자유한국당, 기행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일갈하며 이번 삭발 투혼을 ‘기행’이라고 평했다.
정의당 한창민 부대표도 “자유한국당은 제발 한심한 행동을 그만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황교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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