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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탓… '세계 절멸 위기' 구상나무가 말라 죽는다 [한반도 멸종 위기 동식물의 사투]

입력 : 2019-05-09 08:01:00 수정 : 2019-05-08 21: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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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원 고산지역 실태조사 / 전국 33% 고사… 한라산 28% 피해 / 분비나무·가문비나무도 ‘심각’
(왼쪽부터) 2009년, 2016년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모습.

세계 절멸 위기 수종인 구상나무의 33%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상나무가 집중 분포하고 있는 한라산의 경우 28%가 이미 고사했다. 겨울과 봄 사이 기온 상승과 가뭄, 태풍 등 기후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림의 33%, 분비나무림의 28%, 가문비나무림의 25%가량이 고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전국 고산지역 멸종위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결과를 8일 발표했다.

 

산림과학원은 2017∼2018년 전국 31개 산지(1만2094㏊)에서 7대 고산 침엽수종의 분포도 및 고사목 발생률, 쇠퇴도 등을 조사했다. 쇠퇴도는 고사목 발생률과 수관활력도(잎의 무성 정도), 수간건강도(나무가 똑바로 서 있는 정도) 등을 지수화한 것이다. 이중 한국에서만 분포하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절멸 위기종)에 올라있는 구상나무는 한라산에서 28.2%, 덕유산에서 25.3%, 지리산에서 22.9%가 이미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상나무 사촌 격이자 절멸 취약종인 분비나무의 경우 태백산·청옥산에서 30.2%, 오대산·계방산에서 30.1%, 소백산에서 27.7%가 고사했다. 또 오대산·계방산에 서식하던 가문비나무(약관심종)의 21.2%, 지리산의 13.7%가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쇠퇴도는 더 심각했다. 구상나무의 쇠퇴도는 한라산 39%, 덕유산 31%, 지리산 25%였다. 분비나무는 소백산 38%, 태백산·청옥산 35%, 오대산·계방산 34%였고, 가문비나무는 지리산과 오대산·계방산 각각 25%였다.

이들 침엽수종이 고사 위기에 처한 것은 주로 기후변화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록침엽수는 연중 잎을 달고 있어 봄철 고온과 건조에 취약한데, 최근 30년간 평균 기온은 0.8도(1980년대 6.4도→2010년대 7.2도) 올랐다. 온량지수(월 평균 기온의 5도 초과분의 합산)도 가문비나무의 경우 14%, 구상나무·분비나무의 경우 13% 증가했다.

기후변화가 침엽수종 쇠퇴의 주된 요인이라는 대표적 증거는 선 채로 고사한 나무가 많았다는 것이다. 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의 63%, 분비나무의 64%, 가문비나무의 94%가 서 있는 상태로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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