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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기다리다 코너에 몰린 손학규 [박태훈의 스토리뉴스]

입력 : 2019-05-16 06:30:00 수정 : 2019-05-16 10: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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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까지 두자릿수 지지율~" 외쳤던 孫, 갈수록 꼬여가
- 신임 원내대표 오신환 "현 지도체제로는~, 유승민 안철수 책임 커져"
- 하태경 이준석 한 목소리로 "손 대표 결단이 필요하다"며 코너로 몰아
- 박지원 "그렇게 미리 말했는데...孫 몰락이 정개개편 신호탄
- 50년 지기 도올 "늘 실기(失機)하는 내 친구 손학규" 통탄 한 적

정국이 묘하게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점괘대로 흘러가는 듯하다. 박 의원은 지난 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손학규 대표가 정계개편의 불씨를 댕길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손 대표 몰락이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종전 발언을) 고치겠다"고 했다.

 

이 말은 15일 오신환 의원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낙승(과반 득표 이후 집계 중지됐지만 상당한 표차가 났다는 것이 중론)한 뒤 무릎을 탁칠 만큼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이전부터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해 온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 외 오 신임 원내대표도 "지도체제를 개편할 필요성"을 언급, 손 대표 처지가 딱하게 됐다.

 

◆ 손 대표와 50년 친구 도올 "늘 기회 놓치는 내 친구..."

 

도올 김용옥 박사는 손 대표와 50년 이상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다. 손 대표를 잘 알고 있기에 때때로 친구로서 조언을 해 주곤했다. 

 

도올은 지난해 8월 손 대표가 전당대회에 뛰어들었을 때 "내친구 손학규는 뛰어난 사람이지만 기회를 제대로 포착할 줄 모른다. 늘 실기(失機)한다"고 통탄하면서 이번엔 그 실수를 범하지 말았음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하는데 손 대표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다. 

 

◆ 4·3 재보궐 참패 뒤 사퇴압박...孫 "추석까지 두자릿수 지지율 못 받으면 그 때" 

 

손 대표는 지난달 3일 경남 창원성산 재선거에 당내 일부가 반대했지만 "선거에서 10%이상 지지율을 이끌어 내겠다"며 후보를 내보냈다. 결과는 3.57%득표에 그쳤다. 

 

이에 하 최고위원 등은 '있으나 마나한 당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졌다'며 지도부 총사퇴 카드를 내밀었다. 

 

손 대표는 당을 흔들어 당권을 차지하려는 의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추석까지 두자릿수 지지율을 보이지 못한다면 책임 지겠다"고 버텼다.

 

◆ 4월 박지원 "험한 꼴 당하지 말고 그냥 나와라"...5월 "그렇게 미리 말했건만"

 

이에 박 의원은 지난달 11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손 대표는 지금 험한 꼴 다 당하고 있다. 이꼴저꼴 보지 말고 빨리 나와서 집을 새로 짓자"고 대표 자리를 던지고 나와 "평화당으로 들어오든지 그렇지 않다면 신당을 창당해 만나자"고 했다. 

 

박 의원은 "바른미래당 자산이 약 50억원 있지만 다 주고 나와라.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활로를 찾아보자"고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가 귀국해서 유승민 전 대표와 함께 호시탐탐 자유한국당 의원과 통합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손 대표의 입지는 더 약화된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반응이 없자 박 의원은 지난 9일 "이제는 손 대표의 몰락이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며 "이념이 분명한 것은 좋은데 왜 그렇게 결정을 잘못하고 늦게 하는지 아쉽다"고 혀를 찼다. 이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보나 마나 '오신환 의원이 될 것이다'고 단언하면서 손 대표가 딱하게 됐다고 했다.

 

◆ 오신환 "孫도 무겁게 받아 들일 것, 유승민과 안철수 책임 커져"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뒤 오신환(위사진 왼쪽) 신임 원내대표는 자신의 공약이 '손 대표 퇴진· 안철수, 유승민 역할론'이었음을 강조한 뒤 "오늘 (투표) 결정에 대해 손 대표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곧 의원 전원이 참가하는 워크숍을 열겠다"라는 말로 사실상 손 대표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오 원내대표는 "유승민 안철수 전 대표는 공동 창업주로서 책임감이 그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며 바른미래당 간판이 손학규가 아님을 알렸다.

 

◆ 하태경 "후배를 위해 결단을~"· 이준석 "제발 사퇴, 당 바꿔야"

 

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손학규 대표가 결단할 때"라며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선출된 것은 구 지도부 물러가고 새로운 지도부 조속히 구성하라는 의원들의 뜻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바른미래당과 후배 정치인들 위해 손학규 대표가 결단할 때이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준석 최고위원 역시 "손학규 대표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선거는 손학규 대표의 즉각사퇴를 요구하는 오신환 후보와 그에 동의하지 않는 김성식 후보간의 경선으로 압축되었으므로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내 갈등은 이제 손학규 대표의 사퇴쪽으로 마무리하고 개혁보수로 당을 바꾸는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손학규, 5·18 추념식 뒤 방향등 켤 듯...

 

사면초가인 손 대표는 5·18추념식에 참석한 뒤인 다음주 쯤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방향등을 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가 그렸던 꿈은 개혁보수 세력을 흡수해 바른미래당을 덩치 큰 제3지대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민평당 손짓에 '차라리 그 쪽에서 건너와라'는 식으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세력이 없는 그였기에 그 꿈은 물거품이 되게 생겼다. ‘총선 역할론’을 언급한 이낙연 총리 뒤를 이을 '차기 총리 후보군'에 그의 이름이 나돌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손 대표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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