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오는 2021년 한 해 동안 글로벌 경제는 6000억 달러(약 711조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가 미·중 무역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블룸버그의 경제학자 메이바 커즌이 분석했다. 대만 GDP의 약 1.6%가 중국의 대미 수출과 연관돼 있고, 한국은 0.8%, 말레이시아는 0.7%가 연관돼 있다고 커즌이 지적했다.
한국은 컴퓨터 등 전자제품의 4.36%가 중국의 대미 수출과 연관돼 있어 미·중 무역 전쟁이 악화하면 한국의 이 업종이 다른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 금속제품의 1.36%, 화학제품 및 비금속 제품의 1.32%가 중국의 대미 수출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중 무역 협상의 시나리오별로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이 통신은 미·중 무역 분쟁 양상에 따른 관세장벽과 교역 감소, 주식시장 침체, 소비와 투자 위축 등을 추산했다.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도 25% 관세 부과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6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키로 하는 등 대미 보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 2년이 흐르면 중국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추가 관세가 없을 때와 비교할 때 각각 0.5%, 0.2% 감소할 것으로 블룸버그가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전체 교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0.8%, 미국은 0.5%, 세계는 0.5%의 GDP 손실을 볼 것으로 이 통신이 추산했다. 이때 주가가 10%가량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2021년 중반까지 중국은 0.9%, 미국은 0.7%, 세계는 0.6%의 GDP 손실을 겪을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 하락은 소비와 투자에 악재로 작용하고, 고율 관세의 충격파가 더 커질 것이라고 이 통신이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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