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동부경찰서는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혈흔으로 약독물 검사를 한 결과 니코틴 등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혈흔 형태 분석 전문가 등을 투입해 현장에 남아있는 비산된 혈흔 형태를 분석, 어떤 범행이 벌어졌는지 추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과 도출까지는 2∼3주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의자 고유정(36)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며,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는 데 애쓰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고씨 진술 등으로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이 높은 제주∼완도행 여객선 항로 해상, 완도항 인근 도로변, 경기 김포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여태껏 시신을 찾지 못하면서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도 보인다.
수사 진척이 지지부진함에도 경찰은 피의자 진술의 정합성을 따져보고, 의혹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절차인 현장검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수사 의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범행 장소로 이용된 펜션에서 현장검증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지속적으로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현재 진술도 거부하고 있어 현장검증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현장검증을 지양하고, 불가피하게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실시하라는 경찰청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피의사실 공표죄와 남겨진 가족의 명예와 사생활을 고려해 구체적 범죄 내용이나 동선 등에 대해서 정확히 확인해 주기 곤란하다”며 “또 경찰청 차원의 지침이 무리한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현재는 시신 수색과 범행동기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유정에 대한 정신감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고유정을 구속영장 만료기한인 오는 12일 검찰에 송치한다. 검찰 송치에 앞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은 신상공개결정 이후 6일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고유정이 자신의 얼굴을 적극적으로 가려 노출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따라 검찰 송치 과정에서 수갑 찬 양손을 고정하고 포토라인에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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