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의 감각 - 믿음이 아니라 사실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법/바비 더피/김하현/어크로스/1만6000원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Ipsos MORI)의 분석 전문가 바비 더피의 책이다. 인간은 실제와 달리 더 비관적이거나 더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상을 보이는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싶어 하는 대로, 감정이 이끄는 대로 믿는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실제 통계와 사람들의 믿음 사이의 커다란 간극을 수치로서 입증한다.
그는 책에서 “지금은 그 어디 시기보다 착각과 오해의 가능성이 많은 시기”라고 말한다.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많은 판단 착오는 스스로 믿고자 하는 데 따라간다는 점이다.
가령 ‘지금 한국에 65세 이상 인구는 몇 퍼센트일까?’라는 질문을 보자. 추측으로 32%로 조사되었지만, 실제로는 16% 수준이었다. 인구 고령화 문제나, 은퇴 인구가 지나치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어른 기저귀 판매량이 아기 기저귀 판매량을 앞질렀다는 뉴스도 있었다. 대체로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정치인들과 기업을 통해 듣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15∼19세 소녀의 출산율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는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여론조사결과 추측은 27%였지만, 실제는 0.4%에 머물렀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인식의 결과이다. ‘한국 인구 100명 중 몇 명이 무슬림일까?’라고 묻는 말에 추측은 7%였지만, 실제는 0.2%였다.
저자 분석에 따르면 이런 편견은 단순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에게 내재된 인지편향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 즉, 인간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로 ‘인지편향’과 ‘듣는 이야기’ 두 가지를 꼽는다.
그는 “미디어에 속지 말고, 감정으로는 받아들이되 판단의 순간에는 신중하게 통제할 것”을 주문한다. 아울러 “냉소주의가 아니라 회의주의를 기르고, 극단적 사례에 휘둘리지 말 것이며, 필터 밖 세상을 바라볼 것”을 제시한다. 저자는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방법으로 ‘팩트 감각을 살려주는 열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책 전반에서 오랫동안 당연한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것에 대한 환상을 깨고 문제에 접근하는 사고방식을 제시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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