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말리아 호텔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전이 발생해 미국·영국·캐나다인 등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과격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샤바브는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전날 소말리아 주바랜드 항구도시 키스마요 도심에 있는 아사세이 호텔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최소 26명이 숨지고, 56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주바랜드 자치주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흐메드 모하메드 마도베 주바랜드 주지사는 이날 아침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자 가운데는 미국인 2명, 영국과 캐나다인 각 1명, 케냐와 탄자니아인 각 3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부상자에는 중국인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명단에는 다음달 열리는 소말리아 지방선거의 주바랜드 주지사 후보인 슈우리예 등 여러 명의 현지 정치인, 소말리아계 캐나다 기자 호단 날라예와 그의 남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성향의 알샤바브는 키스마요 항을 통한 불법 수출로 조직 운영자금을 마련해왔으나 2012년 이 지역에서 축출된 이후 중앙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해왔다. 테러 발생 당시 호텔 내에서는 다음 달 열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원로와 의원들이 모여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소 4명의 무장괴한은 전날 저녁 주바랜드의 상업수도인 키스마요에 있는 아사세이 호텔을 공격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폭발물이 설치된 차량이 호텔로 돌진해 입구를 파괴한 뒤 총을 든 괴한들이 호텔 내부를 급습했다. 이후 보안군이 괴한들을 모두 사살하기까지 14시간 이상 밤새 공격이 지속됐다고 AP통신이 현지 경찰관을 인용해 전했다. 마도베 주지사는 “4명이 호텔을 공격했다. 그중 1명은 자살 폭탄 차를 몰았고, 2명은 총에 맞아 숨졌으며 1명은 주바랜드 보안군에게 산 채로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말리아 보안 부대 관계자는 “무장 괴한 4명을 사살했으며, 보안군이 호텔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보 당국자들과 분석가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있었던 알샤바브에 의한 다수의 공개 처형은 지속되는 공습 및 소말리아 군과의 충돌에도 계속되는 힘을 과시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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