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영연맹(FINA)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초반 흐르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여자 최강자들이 무너졌다. 대표적인 이가 케이티 러데키(22·미국)다. 15세이던 2012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800 우승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러데키는 이후 ‘여제’로 군림하며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3개 종목(자유형 400·800·1500) 4연패라는 대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러데키는 첫 경기였던 21일 자유형 400에서 호주의 신성 아리안 티트머스(19)에게 우승을 내줬고 이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3일 자유형 200 예선과 1500 결승에서 모두 기권해 이번 대회 노골드의 위기에 빠졌다.
이렇게 되자 샛별로 떠오른 티트머스가 광주의 여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티트머스는 24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여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2관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 종목에는 페데리카 펠레그리니(31·이탈리아)라는 베테랑이 버티고 있었다. 펠레그리니는 200m에서 2005년 몬트리올 대회부터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까지 금메달 3개 포함 7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고 10년째 세계기록 보유자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이 종목 터줏대감이다. 특히 2017년 대회때는 강적 러데키를 꺾고 금메달을 따내며 세월을 거스른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다만 이번 대회 티트머스의 기세가 너무 좋아 펠레그리니가 금메달까지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펠리그리니는 결승 레이스에서 1분54초22의 기록으로 티트머스에 0.44초 앞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자신이 이 종목 네 번째 금메달이자 8회 연속 메달(금4, 은3, 동1)의 진기록을 완성하는 순간이다.
펠리그리니는 아직 10대인 티트머스에게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듯 노련한 레이스 운영을 선보였다. 첫 50 구간에서 7위에 처졌던 펠레그리니는 이후 한 명씩 따라잡아 150에서 2위까지 올라섰고 마지막 스퍼트로 티트머스마저 제쳤다.
한편 ‘무적의 사나이’ 애덤 피티(25·영국·사진)는 남자 평영 50m 결승에서 26초06으로 2위 펠리페 리마(브라질)을 0.60초 차로 제치고 우승해 이 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이에 앞서 남자 평영 100m 준결승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피티는 두 종목 3연패라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피티는 2015년 이후 두 종목 무패행진을 벌이며 최강자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헝가리의 신예 크리슈토프 밀라크(19)는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1분50초73의 기록으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2009년 세운 종전 세계기록 1분51초51을 0.78초 앞당기는 신기록으로 금빛 물보라를 일으켰다. 밀라크는 피티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세계신기록 작성자가 됐다.
광주=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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