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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를 둘러싸고 서울대가 시끄러운 모양이다. 서울대에 따르면 재학생·졸업생·교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7일 오후 ‘2019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를 시작했다. 이틀이 지난 9일 오후 기준으로 조 교수는 3532표를 얻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 유시민(1250표)보다 세 배가량 많았다. 그가 지탄의 대상에 오른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 퇴직 후 교수 복직 때문이다. 조 교수는 과거 폴리페서(정치교수)를 비난한 자신의 글이 논란을 빚자 청와대 경력을 지식인의 현실 참여로 둘러댔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사퇴를 요구하는 학생들을 향해선 “태극기 부대 수준의 집단”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는 2016년 12월 처음 실시됐다고 한다. 첫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사람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당시 박근혜정부 인사들이 줄줄이 최악의 동문으로 뽑히자 조 교수는 “서울대 다닌 사람들이 이런 분들만 있는 게 아니다”며 은근히 자신을 치켜세웠다. 예전 침 뱉은 우물에 3년 후 자신이 빠진 꼴이다. 이런 잡음 속에서도 그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법무장관에 발탁돼 ‘文의 남자’임을 다시 입증했다.

조 교수는 개각 발표가 있은 뒤 ‘서해맹산(誓海盟山)’이란 이순신 장군 어록을 인용했다.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에서 연유한 사자성어다.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준다’는 뜻을 담았다. 최악의 동문이 나라를 구한 충무공 흉내를 낸 것은 최악의 교만이다. 용의 감동을 말하기 전에 자신의 언행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지부터 살필 일이다.

교만의 교(驕)는 말 마(馬)와 높을 교(喬)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권력자가 말을 탄 높은 자리에서 아래로 얕잡아보는 형상이다.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교만은 커다랗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질병”이라고 꼬집었다. 그 질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힘을 가진 권력자일수록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요즘 한국에서 자주 발병하는 그 병의 특이한 증상이 바로 ‘내로남불’이다. 안타깝게도 약이 없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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