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인사 청문회 자격 없는 부적절한 인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과거 국민 정서에 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내정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는 김군의 구의역 사고를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규정했다”며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 실수로 사망한 것처럼 모욕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른이, 국가가 대신 짊어질 책임을 왜 김군이 전가 받아야 하나”라며 “김군 관련 (변 후보자의) 시각을 보면 사람이 먼저가 아닌 사람이 나중에, 내 편이 먼저라는 시각을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등이 앞서 공개한 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임 시절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를 상대로 주재한 부장 회의에서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여튼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교통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며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을 두고 같은해 5월28일 서울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열차에 치여 숨진 비정규직 김모(당시 19세)군을 모욕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변 후보자는 또 같은 회의에서 공공 임대주택의 한 유형인 셰어하우스(공유주택)의 입주자를 ‘못사는 사람’이라고 표현해 편향된 시각을 가졌다는 비판도 받았다. 당시 그는 셰어하우스의 공유식당 개념에 두고 토론하다 “밥을 가져다 놔도 생판 모르는 사람이고, ‘저 사람이랑 밥 먹기 싫어’ 할 수도 있다”며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고 그러지 않느냐”라고 비판적으로 지적했다. 나아가 “(셰어하우스) 설계를 잘해놔도 (입주민) 뽑는 것을 기존대로 못 사는 순서대로 쫙 뽑아서 서로 모르는 사람 6명이 같이 있어라 그러면 미치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변 후보자를 두고 “제2의 조국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 약자를 바라보는 이 정부의 적나라한 실체를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계속해서 “겉으로는 약자를 위한다면서도 속으로는 본인들이 갖고 있는 얕은 도덕성 수준을 보여줬다”며 “서민 위에 군림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질책했다.
또 변 후보자가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자청·진행한 데 대해 “청문회를 개최하기도 전에 마치 장관으로 임명한 것처럼 국회를 ‘패싱’했다”며 ”후보자도 기자들의 요청에 못 이겨 응대한 것처럼 하지만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집값 축소신고,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 친여 단체에 일감 몰아주기, 지인 채용 등 변 후보자는 그야말로 흠 덩어리 그 자체”라며 “비상식적이고 위험한 인식의 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법원도 인정한 명백한 사측 책임의 사고를 개인 책임으로 몰며 희생자 유족의 마음을 후벼 파고 비상식적이고 왜곡된 저급한 노동인식마저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 “오늘은 난데없이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자신을 현장 실무를 겪은 전문가라 칭하며 주택 공급 확대를 자신했다”며 “아직 청문회를 개최도 하지 않았고, 밝혀내야 할 의혹이 수두룩한데, 벌써부터 장관 행세”라고 비꼬았다.
덧붙여 “최소한의 생명 존중도 없고, 국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진 국토부 장관에게서 집값 안정과 서민 주거환경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SH 사장 시절 일련의 몰지각한 발언과 비정규직 고용 과정에서 지인 특혜 의혹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변창흠은 인사 청문회조차 받을 자격이 없는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며 “문 대통령은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더 나아가 “SH 내부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생을 달리하며 ‘위험의 외주화’란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여 폄하하는 반사회적 인식도 보여줬다”며 ”변창흠은 ‘사람이 먼저다’가 국정철학인 문재인 정부의 국무위원이 되기에는 너무나 자가당착적인 인사”라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팔수록 악담만 나오는 후보자를 장관으로 내정한 경위와 더불어 국민 앞에 사과하기 바란다”며 “후보자 본인은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스스로 사퇴하기 바란다”고도 주문했다.
이어 ”더 이상 김현미에 질린 국민을 변창흠으로 질식시키지 말기 바란다”고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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