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군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근처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4일 연천군 장남면 판부리 민통선 근처에서 발견된 5마리의 멧돼지 폐사체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1마리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 멧돼지는 이번을 포함해 모두 6마리로 늘었다.
이번 멧돼지 폐사체는 민통선에서 남쪽으로 9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민통선 아래에서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이런 멧돼지가 ASF를 유행시킨 장본인일 수 있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 감염 멧돼지는 우리 측 철책보다 북쪽인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4마리도 모두 민통선 안쪽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계속 남하하면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멧돼지 폐사체는 전날 오전 8시10분쯤 군인이 발견해 연천군에 신고했다.
이어 연천군은 오전 11시쯤 시료 채취 후 표준행동 지침(SOP)에 따라 폐사체를 소독하고 매몰 처분했다.
환경부는 또 시료 채취 및 폐사체 매몰 작업자에 대한 소독을 했으며, 주변 방역작업도 했다고 전했다.
환경과학원 현장 대응반은 시료를 건네받아 오후 5시쯤 분석에 들어갔고, 이날 오전 4시쯤 ASF 바이러스를 확진했다.
정원화 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이 지역에서는 감염된 폐사체가 더 나올 수 있는 만큼 당국의 방역조치 지침을 준수하면서 폐사체 신고를 적극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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