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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조국 전 장관을) 놓으면 안 됩니다.”
정경심(구속) 동양대 교수 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맞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촉구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댓글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아침과 점심, 저녁 하루 3번 6개씩 18개가량의 기사들을 선정하고, 자신들의 인터넷 카페에 일괄 공지하며 회원들이 댓글을 쓰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아침·점심·저녁마다 기사 6개씩 총 18개 공유해 댓글 독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른바 ‘오늘의 선정기사 선플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자리한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를 주도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 카페에는 ‘오늘의 선정기사 선플운동’이란 카테고리가 있다.
해당 카테고리엔 운영자로 보이는 한 인물이 ‘○월○일 아침 선정 기사’ 형태로 기사 6개를 링크와 함께 올렸고, 해당 기사마다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실제 이날 ‘아침 선정 기사’로 지정된 기사 1개는 게재된 지 8시간 만에 댓글이 600여개가 달렸다. “매일 선플운동에 참여하겠다”, “끝까지 싸우고 싶다. 이번에 절절히 깨달았다”는 댓글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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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점심 선정기사’로는 ‘“정권이 변했다, 우리를 속였다” 文 콘크리트 지지층에 균열음’, ‘촛불집회 촉매된 ‘정경심 구속’…“26일 여의도 총집결”’등 6개 기사가 선정됐다. 해당 기사 2개엔 각각 7000여개, 4000여개 댓글이 달렸고, 대부분 검찰과 자유한국당을 비난하는 댓글이었다.
이 같은 선플운동은 조 전 장관이 장관 임명 전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8월10일부터 시작됐다. 개국본 측은 당시에도 ‘조국, 적선동 사무실 출근…청문호 준비 본격 돌입’, ‘진격의 조국, 시험대 서다’ 등의 기사에 선플운동을 할 것을 사실상 독려했다. 해당 기사 목록은 회원들을 통해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다.
카페는 공지를 통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 올라 온 뉴스에 ‘황교안 나경원 경찰출석하라’란 댓글을 달고, 검색창에도 해당 문구를 입력하도록 회원들에게 독려했다.
◆‘윤석열직인’ 등 인위적으로 실시간 검색어 순위 만들기도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서도 집단행동을 벌였다. 이날 현재 다음엔 ‘윤석열직인’이란 검색어가 급상승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최근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계엄령 수사 문건에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의 직인이 찍혀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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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다음과 네이버에선 ‘문재인 지지’가 실검 순위 1위를 지키는 일도 종종 있었다. ‘검찰단체사표환영’이란 검색어가 2위에 올랐다. 이 같은 집단행동은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부터 시작됐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조국 힘내세요’ 혹은 ‘문재인 탄핵’ 등을 특정 시간에 검색하자고 약속한다. 이후 약속한 시간 전후로 동일한 키워드로 검색이 이뤄지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른다. 이날도 한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엔 ‘윤석열직인’을 검색하자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 같은 약속된 키워드를 특정 시간에 검색하자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 트위터 리트윗을 통해 지지자들간 순식간에 퍼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특정 집단의 여론 왜곡이란 지적도 나오지만 인위적인 조작을 하지 않는 한 법적으로 문제삼기가 어렵다.
한 변호사는 “매크로 프로그램이나 다른 불법적 수단을 동원해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올렸다면 불법”이라면서도 “다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댓글을 달았거나 검색어를 만들었다면 처벌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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