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엿새째를 맞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라며 “육신의 고통을 통해 나라의 고통 떠올린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거적 너머 보이는 국민 여러분 한분 한분이 제게 소중한 스승이다. 이 길에서 대한민국의 길을 찾는다”라며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다만 그러면서도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며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라고 전했다.
담담하고 의연하게 글을 쓴 황 대표지만 그는 이미 몸져누운 상태이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부터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거의 대부분을 청와대 사랑채 앞 설치한 텐트에서 누운 채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황 대표는 전날 의사로부터 ‘기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맥박과 혈압이 낮은 상태’란 진단을 받았다. 한국당은 이에 이날 오후부터 인근에 구급차 등 의료진을 대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했다.
한국당은 이날 황 대표 농성장 주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나 원내대표가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황 대표의 단식 농성 텐트를 찾았다.
이 대표는 농성 텐트를 찾기전 국회에서 “지소미아(종료)도 잠정 중단된 만큼 황교안 대표는 예산안과 법안처리에 함께 해달라”며 한국당에 요구했다.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서는 “협상을 단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옳은 방식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 다음주 월요일로 다가왔다. 이번주 금요일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이 의결돼야 한다”라며 “그런데도 한국당은 관례를 깨고 예결특위 소소위원회 구성에 예결위원장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예결위 파행시켰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계류 중인 선거법 개정안 심의 마감이 내일이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당대표도 원내대표도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라며 “저번처럼 물리적으로 저지할 작정 아닌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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