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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영유아 갈수록 느는데… 맞춤형 보육 ‘걸음마 수준’ [뉴스+]

입력 : 2019-12-08 19:25:09 수정 : 2021-03-25 13: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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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325곳 중 30% 교육 프로그램 전무 / 다문화교육 월 평균 1회에 그쳐 / 원장·교사 각 26%만 교육 이수 / 한국어 서툰 부모 소통지원 못해 / 5만여명 원아 ‘교육사각’에 방치 / “프로그램 보급·교사 교육 시급”

“지원센터 등에서 식단과 가정통신문 중국어 번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받더라도 도중에 중단되는 경우가 있어 (다문화부모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도 도움을 못 주는 경우가 많아요.”

서울 영등포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13년째 다문화 영유아를 돌보고 있는 보육교사 A씨가 얘기하는 어려움이다.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 부모들을 돕고 싶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A씨는 “2010년에도 다문화가정을 위한 보조교사를 지원받다가 (예산 부족 등으로) 몇 달 만에 중단됐다”며 “다문화가족과의 의사소통·일상생활 지원 등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현재는 서비스를 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편견 등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부족해 다문화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다문화가정 출생아가 전체의 5.5%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보육시설 내 다문화가정 출신 영유아가 연간 5만명을 웃돌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있는 프로그램도 외국 문화를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쳐 다양성 존중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서울여성가족재단이 지난 5월부터 2주간 다문화 영유아가 재원 중인 서울지역 어린이집 325개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개 중 3곳(30.5%)은 다문화 영유아가 있음에도 다문화 교육이나 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2018년부터 지난 5월까지 영유아 대상 다문화 교육 및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는 226개소 어린이집의 평균 다문화 교육 횟수도 한 달에 한 번꼴인 12.9회에 그쳤다. 교육프로그램도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 명절, 문화, 생활모습’이나 ‘세계 여러 나라 언어 배우고 인사하기’, ‘세계 여러 나라 악기 연주’ 등 외국의 문화, 의상, 언어, 음식체험 등 일회성 교육에 머물렀다.

원장과 보육교사 대부분은 다양성 존중 반차별·평등의식을 보육과정에서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매번 전통문화 의상소개, 다문화 시장을 열어서 나라별 인사와 해당 국가 화폐로 물건사기 등을 하는데 과연 다문화 인성교육인지는 의문”이라며 “다른 시도를 하려 정보도, 콘텐츠도 부족하다”고 했다.

보육교직원을 위한 적절한 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도 부족했다. 원장 26.2%, 교사의 26.8%만 다문화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보수교육’ 형태로 교육받았다는 응답이 44.7%로 가장 많았는데, 보수교육은 일반직무 4시간, 승급교육 8시간 등 제한된 시간에 이론 중심으로 이뤄져 한계가 있다.

다문화 보육 활성화 및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원장(16.9%)과 교사(19.1%) 모두 ‘다문화 프로그램, 지도서, 활동자료 개발 및 보급’을 시급하다고 봤다. ‘다문화 교육 실제 및 다문화영유아 교사 등에 대한 교육 확대’가 두 번째로 높았다. △어린이집 보조인력 추가지원 △다문화영유아, 가족과의 소통 위한 통번역 지원 △다문화보육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찬숙 경민대 교수(아동보육)는 “어린이집은 다문화 아동이 가정 이외 집단생활을 경험하는 첫 기관인 만큼 다문화 부모와 아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튜더링 형태의 맞춤형 지원을 하고, 어린이집이 다문화가정지원센터나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연결되는 허브 역할을 하도록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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