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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되면 사상 3번째… 국회의장 출신 총리는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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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17 14:54:59 수정 : 2019-12-17 14: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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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모두 역임한 백두진과 정일권. 정세균(이상 왼쪽부터) 후보가 국회관문을 넘어설 경우 이들에 이어 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3번째 인물이 된다.

 

정세균(69) 전 국회의장이 17일 제 46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정 후보자가 국회 인준 절차를 넘어선다면 입법부 수반인 국회의장과 행정부 수반인 국무총리를 모두 거친 사상 3번째 주인공이 된다. 

 

◆ 국가 서열 2위 국회의장-서열 5위 국무총리 두루 거친 이는 단 2명 뿐...백두진과 정일권

 

국회의장은 대통령 다음 가는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다. 국무총리는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에 이어 의전서열 5위로 이른바 3부 요인 중 한명이다. 아무리 관운이 좋은 사람도 오르기 쉽지 않은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자리를 모두 거친 사람은 지금까지 단 2명(백두진, 정일권)으로 정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게되면 사상 세 번째 주인공이 된다. 

 

백두진 4대(1953년 4월24~54년 6월 17일)· 10대(70년 12월 21일~71년 6월 3일) 국무총리는 8대 국회의장(1971년 7월 26일~72년 10월 17일)과 10대 국회 1기 국회의장(1979년 3월 17일~79년 12월 17일)을 지냈다. 당시 백두진 총리는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에서 행정부 수반에 오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또 10월 유신 선포로 의회 해산, 10·26과 12·12 쿠데타로 사실상 국회가 제노릇을 못하는 바람에 두번씩이나 중도하차한 기록도 갖고 있다.   

 

정일권 제 9대 국무총리(1964년 5월 10일~70년 12월 20일)는 무려 6년 7개월 10일이나 총리직에 머물러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 보유자다. 그는 이후 임기 6년제였던 9대 국회 1기(1973년 3월 12일~76년 3월 11일)와 2기(1976년 3월 12일~79년 3월 11일)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육군참모총장에도 두차례나 올랐던 정일권은 1964년부터 1979년까지 15년 이상 박정희 정권의 상징적 인물로 위세를 떨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차기 총리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 2018 5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헌법 기관장 초청 오찬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과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서열 2위에서 5위로 가는 역주행은 정세균이 사상 처음...천정배 "삼권분립에 위배, 반대"

 

다만 정 후보자가 국무총리가 된다면 백두진, 정일권과는 다른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두 사람은 의전서열이 낮은 국무총리에서 더 높은 국회의장이 된 반면, 정 후보자는 그 반대로 ‘역주행’을 한 격이어서다.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총리는 5위)인데다 입법부를 대표한다. 총리는 행정부 수반이지만 사실상 대통령이 행정부를 이끄는 까닭에 국회의장의 무게에 비할바가 못된다.

 

이런 까닭에 대안신당 소속 천정배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법부 수장을 했던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행정부 2인자로 삼겠다니요. 헌법과 민주법치주의의 핵심인 3권분립의 정신을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 것인가"라며 "1년여 전 국회의장석에 앉아 있던 분이 총리로 출석해 야당의원들의 질타를 당하는 장면을 떠올리니 털끝이 쭈뼛해진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차기 총리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7년 9월 1일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천 의원은 "청와대 측에 어떤 말못할 고민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이건 유신독재 시절이나 있음직한 발상이다" "이런 식이라면 저는 국무총리 인준투표 때 반대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고 거듭 ‘정세균 총리 카드’를 반대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주저하지 않고 그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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