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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가시화에… 北아일랜드, 공동정권 재출범

입력 : 2020-01-12 20:28:15 수정 : 2020-01-12 20: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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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최소화 위해 3년간의 행정부·의회 공백 끝내 / 英·아일랜드가 낸 합의안 초안에 / 주요 정당 전격적으로 수용키로 / DUP 수반·신페인당 부수반 맡아 / ‘에너지 스캔들’로 공동정권 붕괴 / 英·아일랜드, 브렉시트 참여 조건 / 北아일랜드 의회 정상 운영 요구
민주연합당과 3년 만에 공동정권 출범에 합의한 북아일랜드 신페인당의 코너 머피(왼쪽부터), 미셸 오닐, 메리 루 맥도널드. AFP=연합뉴스

행정부와 의회가 장기공백 상태였던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3년 만에 공동정권이 재출범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가시화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아일랜드 주요 정당들이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가 내놓은 북아일랜드 공동정권 재출범을 위한 합의안 초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와 줄리언 스미스 영국 북아일랜드담당 장관은 지난 9일 북아일랜드 공동정권 재출범을 위한 타협점을 담은 합의안을 내놓은 바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민주연합당(DUP)의 알린 포스터 대표가 공동정권에서 자치정부 수반을, 신페인당의 미셸 오닐이 부수반을 각각 맡기로 했다. 중도성향인 연합당의 나오미 롱 대표가 법무장관을 맡기로 하는 등 각료들도 선출했다. 아울러 DUP의 지지 하에 신페인당의 앨릭스 마스키가 의회 의장으로 뽑혔다.

북아일랜드는 각각 영국과 아일랜드로의 통합을 원하는 신교와 구교가 30여년간 유혈충돌을 벌였던 곳이다. 1998년 벨파스트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을 계기로 내전을 종식한 북아일랜드는 영국 잔류를 원하는 연방주의자 정당과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원하는 민족주의자 정당이 공동정권을 꾸려왔다. 현재 DUP가 영국 잔류를, 신페인당이 아일랜드로의 통일을 내세우고 있다.

공동정권이 무너진 것은 2017년 1월 불거진 ‘신재생에너지 장려정책’(RHI) 스캔들이 결정적이었다. 포스터 수반이 2012년 기업통상투자장관 시절 기업에 대한 보조금 비율을 잘못 설정해 약 4억파운드(약 6000억원)의 세금이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야권의 사임 요구를 그가 받아들이지 않자 당시 마틴 맥기네스 부수반이 사임하면서 공동정권은 무너졌다.

양당이 다시 공동정권 합의에 이른 데에는 임박한 브렉시트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와 동일한 경제·생활권을 유지해 온 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는 브렉시트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돼 왔다. 또 공동정권 합의안을 만들어온 영국과 아일랜드가 북아일랜드 의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에만 브렉시트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월 11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있는 스톰몬트에서 열린 총회. EPA=연합뉴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 9일 EU 탈퇴협정 법안을 제3독회 표결에서 찬성 330표, 반대 231표로 가결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7개월 만에 의회가 EU 탈퇴 조건을 승인한 것이다. 하원을 통과한 탈퇴협정법이 상원에서 수정 없이 통과하면 이후 ‘여왕재가’의 절차를 거쳐 정식 법률이 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상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는 22일쯤 법안이 효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유럽의회는 29일 표결을 통해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할 예정이다. 이틀 뒤인 31일 마침내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게 되며, 영국은 이후 연말까지로 설정된 전환기간 동안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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