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공동대표인 조원진 의원(61·대구 달서병)과 홍문종 의원(65·경기 의정부을)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태극기 집회’도 둘로 쪼개질 전망이다.
매주 토요일 열려온 태극기 집회가 18일에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홍문종 측)과 부산(조원진 측)으로 나눠 열리게 됐다.
두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당 운영과 정계의 보수통합 움직임 등을 두고 견해차를 보이며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가 “우리 당원은 박근혜 맹신자가 아니고, 우리 당은 박빠 정당이 아니다”라 밝힌 인터뷰 내용이 13일 조선일보에 보도되며 갈등은 표면화됐다.
홍 대표는 “조 대표의 인터뷰는 지금까지 당이 말해온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고 간다, 탄핵 무효’와는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반발했다.
14일 경기 의정부시 경민컨벤션에서 열린 홍 대표의 출판기념회에는 조 대표가 축사하는 등 좋은 분위기였지만, 기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는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홍 대표는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셨고, 저는 동의했지만 조 대표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 측은 이에 “홍 대표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홍 대표 측이 박근혜 대통령과 조원진 대표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갈등은 상호 비방을 넘어 당내 제소로 이어졌다.
조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당원 일부는 홍문종 대표, 오경훈 사무총장, 이창원 비서실 부실장 등을 “해당행위를 했다”며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들은 중앙당사에 ‘홍문종 OUT’이라는 피켓도 붙였다.
이들은 홍문종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우리공화당’이라는 명칭을 알려준 사람이 바로 나”라며 “박 전 대통령이 제게 준 당”이라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홍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홍 대표 측은 되레 “조 대표가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당 인재영입 과정에서 홍 대표는 배제됐다”며 “조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과의 관계 설정이 두 공동대표의 갈등을 야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대표는 “당이 1% 지지율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한국당과 대화 등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박 전 대통령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 대표는 “당의 규정과 원칙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며 한국당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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