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노무현재단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며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고 비판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한 미국에 대해 유 이사장은 “우리는 이란과 경제 교류도 깊었고 교역 규모도 크다”며 “개인적으로는 어떤 면으로 계산해도 적대적 관계로 가면 우리에게 좋을 게 없고 옳은 일도 아니라는 판단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명분 없는 파병 요구다. 우리가 (미국에) 볼모로 잡혔다는 느낌이 들지만 정부의 입장이 단호해야 하지 않나”라고 정부에 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유 이사장은 “(북한 문제를) 풀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올 무엇인가를 줘야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협상이 교착된 상태”라며 “우리로서는 다른 문제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해칠 수 있는 말을 했다가 어떻게 될까하는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이사장의 총독 발언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인사들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7일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미국과는 항시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도 지난 17일 한 라디오에서 “해리스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총독’인가”라고 반문한 뒤 “대사로서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대사는 직분에 맞게 언어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도 “개별관광 추진 등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제는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적극 나서야 한다”며 “해리스 대사가 문재인정부 구상에 제재 잣대를 들이댄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그는 “개별관광은 제재대상도 아니며 내정간섭과 같은 발언은 동맹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