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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꽃피운 파리의 ‘그때 그 시절’

입력 : 2020-02-01 03:00:00 수정 : 2020-01-31 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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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1900년 ‘여명기’ 중심지로 태동 / 프로이센과 전쟁 이후 불안·혼동 불구 / 모네·빅토르 위고 등 각자 분야서 성장 / 1900~1918년 ‘절정기’ 현대 예술 만개 / 피카소·샤갈 등 예술가들 몰려들어 / 1918~1929년 ‘황금시대’ 역동적 사회 /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 통한 ‘입소문’ / 헤밍웨이·레이 등 파리서 성공 거둬
메리 매콜리프/최애리/현암사/각 2만6000원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파리는 언제나 축제/메리 매콜리프/최애리/현암사/각 2만6000원

 

클로드 모네와 에두아르 마네, 에밀 졸라, 클로드 아실 드뷔시. 파블로 피카소,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마르셀 프루스트, 마리 퀴리, 어니스트 헤밍웨이, 가브리엘 샤넬, 만 레이, 르코르뷔지에.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예술과 문화, 패션 등의 거장들이다.

그렇다면 예술과 문화가 가장 찬란하게 꽃핀 시기는 언제일까?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 아니면 현대의 뉴욕? 저자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파리에 집중했다.

저자는 당시는 현대적 사고와 정치의식이 자라나고 각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이 시작됐으며, 그 중심은 프랑스 파리라고 했다. 파리는 유럽의 중심으로 문화예술의 전통을 이어온 곳인 동시에 왕정을 무너뜨린 곳이며, 노동자가 중심이 된 민중들이 새로운 정부를 수립한 곳이었다. 관습적인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을 향한 열망이 타오르고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곳에서 문화와 예술, 과학이 꽃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당시 음악, 미술, 문학, 무용, 영화 등의 예술 분야는 물론이고 과학과 기술, 건축과 패션, 정치 및 경제적으로 중요한 인물들과 사건·사고들을 책에 담았다. 이를 통해 세계 수도로서 파리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저자는 파리를 1871년부터 1900년까지 ‘여명기’, 1900년부터 1918년까지 ‘절정기’, 1918년부터 1929년까지 ‘황금시대’로 나눴다. 책도 이에 따라 3권으로 쓰였다.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절’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파리는 언제나 축제’.

‘예술가들의 파리’(전 3권) 시리즈는 현대적 사고와 정치 의식이 자라난 19세기말, 20세기 초 그 중심에 프랑스 파리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사진은 당시 파리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미술품과 몽마르트 언덕(윗줄 오른쪽)과 과학자 퀴리 부부.(아랫줄 오른쪽) 현암사 제공

제1권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절’은 프로이센과 전쟁이 끝나고 민중의 봉기마저 처절하게 짓밟힌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막대한 전쟁 배상금부터 왕정파와 공화파로 나뉜 사회. 불안과 혼동, 혼란이 산재했던 때이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런 점이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 파리가 태동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고 주장한다. 미술에선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이 기성 화단의 무시와 조롱을 받으면서도 착실히 자신들의 길을 찾는 데 골몰했다. 음악 분야에서는 드뷔시가 엄격하고 전통적인 화음에 도전하고 있었다.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저자로 유명한 빅토르 위고는 거장으로 자리매김해 있었으며, 졸라와 같은 신진 작가들은 그를 과거의 인물로 간주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려 애썼다. 이들은 새로운 예술을 꿈꾸며 전통주의자들과 싸웠다.

제2권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에선 1권에서 언급된 예술가들이 다져놓은 토양에서 현대적 예술이 만개하는 과정을 그렸다. 현대미술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이름 피카소를 비롯해 스트라빈스키, 샤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이 시기 ‘빛의 도시’ 파리로 찾아온다. 파리에는 영감을 주는 미술관들과 예술적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동료들, 그리고 돈 많은 후원자가 있었다. 파리의 명소인 몽마르트 언덕은 이때 파리로 온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런 ‘절정기’는 1914년에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 때문에 잠시 주춤한다. 사회 전반이 전시 체제로 돌입했으며 조르주 브라크, 장 르누아르 등은 직접 전선으로 나갔다. 디자이너 폴 푸아레는 군복을 만들고, 과학자인 퀴리는 부상병들을 위해 이동식 엑스레이 팀을 꾸렸다.

‘파리는 언제나 축제’에서는 전쟁이 끝난 뒤 다시 한 번 황금기를 맞이한 파리를 다룬다. 이 시기는 재즈의 시대, 아우성치는 시대, 광란의 시대라고도 불릴 정도로 사회 전반이 역동적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전쟁이 모든 것을 뒤바꿨다. 전쟁 후 파리를 거쳐 간 미군들의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미국인이 파리로 밀어닥쳤다. 헤밍웨이와 레이, 조세핀 베이커 등이 그러했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파리에서 성공을 거뒀다. 화가를 꿈꿨던 레이는 ‘그리고 싶지 않은 것’을 카메라로 찍기 시작하다 본격적으로 사진작가가 됐다. 장 르누아르는 영화에 푹 빠졌다가 직접 제작자로 나섰다. 현대적 발명으로 태어난 전통적이지 않은 분야가 예술로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은 것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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