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감염병 유입 방지와 예방을 위해 남북협력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감염병 분야의 남북협력에 있어 북한은 자국의 국가이익 또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한국 정부의 협력을 선별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재난의 남북공동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일연구원 이규창 인도협력연구실장은 이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남북협력과 재난공동대응’ 보고서에서 “남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협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은 남북관계 및 관광협력 추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별 관광은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북한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 확산 위협에 따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 실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민간단체를 통한 감염병 분야의 남북협력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협력 제의를 북한 당국이 거부할 가능성과 함께 북한 내 정치적인 상황 변화에 따라 협력에 응할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실장은 재난이라는 관점에서 남북의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감염증과 전파 사례를 계기로 북한 내에서 또한 비무장지대에서 재난이 실제 발생했을 경우 대응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재난 협력의 우선순위 설정 △대북제재와 관련해 제재 면제에 따른 국제적 합의 △남북한의 재난 공동 대응에 대한 제도화 마련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동서독의 경우 1973년 재난 공동 대응 협정을 체결했다”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공동 대응을 위해 자연재난, 사회재난을 포괄하는 재난공동대응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에서는 아직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중앙TV 인터뷰를 통해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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