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앙정부 통제 범위를 벗어난 지역사회 전파 양상이 확실해진 만큼 코로나19 예방수칙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뉴스1이 전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3일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국무총리가 본부장을 맡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총리가 전면에 나서 감염병 유행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같은 상황이 국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절박감이 크기 때문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향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코로나19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국민과 의료인이 다 함께 도와주면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감염 전파를 차단하고 지역 내에서 소멸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 전략은 해외 유입 차단과 환자 발견,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격리 등 봉쇄정책을 유지한다"며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 두 방향을 병행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면 통상적인 검역을 유지하는 대신 지역사회에서 확진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형태로 방역체계가 바꾸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해외 유입에 의한 코로나19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보고 공항과 항만 등의 현 검역체계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박능후 1차장은 "코로나19 전파 양상이 그 규모는 크지만 일부 지역 또는 집단에 의한 단일 전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역학조사와 접촉자 격리를 중심으로 하는 방역 봉쇄망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감염 전파를 차단하고, 지역 내에서 소멸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며 "범정부적인 역량을 모두 동원해 고강도 방역 봉쇄망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박능후 1차장은 이어 국민들이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대구 시민들 역시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이 3~4일가량 남은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예상보다 짧게는 3~4일, 길게는 일주일 앞선 시점이다.
김동현 한림대 의과대학 사회의학교실 교수(예방의학전문의)는 "골든타임이 3~4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역 중심의 방역대응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확진환자가 하루에 100명 넘게 생기고, 발생 지역도 전국으로 퍼졌다"며 "지금은 (지역사회 전파) 이행기여서 대구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머지 지역은 확산을 방지하는 투 트랙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은 "확진환자에 노출된 사람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달 마지막 주를 우려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지역사회 차원으로 감염자 증가세가 폭발적일 수 있으며, 감당이 안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국가에서도 의료자원이 한정적이다 보니 효율적으로 배분해 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존에는 확진환자를 격리해 비교적 안전했다면, 이제는 국민들이 스스로 조심하고 예방수칙을 지켜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열쇠는 국민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법은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수칙은 30초 이상 손을 씻고, 오염된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다. 집과 공공기관, 직장에서도 사람들 손이 자주 닿는 문고리 등을 자주 소독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나 다중이용시설, 종교 행사는 당분간 삼가는 게 좋다.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기보다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로 문의해 보건소 또는 선별진료소가 있는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자가격리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추가 전파를 막는 지름길이다. 이 예방수칙에 따르면 자가격리자는 집에서도 가족들과 2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생활하며, 손은 물과 비누, 손 세정제 등을 이용해 자주 씻는다. 식기와 물컵, 수건, 침구 같은 생활용품도 격리자와 가족들이 사용하는 것을 구분해 사용한다.
격리자 의복과 침구류는 별도로 세탁하고, 테이블 위와 문 손잡이, 욕실 기구, 키보드, 침대 옆 테이블 등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는 곳은 자주 닦는 게 안전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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