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지원에 최선을…” “의료진과 함께 치료를…” “의료진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김강립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의료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도 “의료인들에 대한 보호가 앞으로의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의료인들이 감염으로부터 차단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단시간 내에 끝나지 않을 이 감염병과의 전쟁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망을 펼치고 검역 계획을 수립하는 주체는 정부라고 해도, 현장에서 의심환자를 맞닥뜨리며 검체를 채취하고 확진자를 치료하는 것은 결국 의료진의 몫이라서다.
그러나 의료진 감염 사례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단 의료진 감염이 발생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이날 기준 9명의 의사, 간호사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호트 격리는 병동 전체를 통째로 폐쇄해 환자와 의료진을 모두 동일집단으로 묶어 전원 격리하는 조치를 뜻한다. 병원 내 100여명의 의료종사자 중 절반 가까이는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남 한마음창원병원에선 신생아실 간호사 1명이 확진자로 판정받아 병원이 재폐쇄에 들어갔다. 지난 22∼23일 잇따라 수술실 간호사, 마취과 의사 등이 환자로 분류돼 임시 폐쇄됐다가 25일 재개원했지만, 이날 추가 의료진 확진자가 나오면서 감염병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됐다. 이밖에 지역감염이 확산하는 대구·경북에선 경북대병원 간호사 1명, 대구가톨릭대병원 의사·간호사 각 1명 등 대형병원뿐 아니라 대여섯 곳의 중소형병원도 의료진 감염이 발생한 상태다.
정부는 의료현장에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지원하고,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의 진료 과정을 분리한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하는 등 연일 의료진 보호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식약처는 기존 보건용 마스크, 손 세정제에만 적용됐던 생산·판매 신고제를 이날부터 의료현장에서 쓰이는 수술용 마스크에도 적용했다. 중대본이 이날 발표한 91곳의 국민안심병원은 호흡기 환자 전용 진료구역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으로, 병원 내 감염을 막아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도 보호하기 위한 방책으로 꼽힌다.
감염 위험에도 코로나19 조기진단, 치료 봉사를 희망하는 의료인은 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9시 기준 의사 11명, 간호사 100명, 간호조무사 31명, 임상병리사 22명, 행정직 40명 등 총 205명이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김 총괄조정관은 “대구지역 코로나19 선별검사에 참여한 의료인은 의료기관 운영 중단에 따른 손실, 의료활동에 필요한 각종 비용 등 경제적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아직 더 많은 의료인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대구지역 확산세를 꺾기 위해 의료진을 파견키로 결정했다. 의협은 이날 상임이사회를 열어 기존 ‘코로나19 대책TF’를 ‘코로나19 대책본부’로 확대·개편하고 산하 지원위원회 중심으로 의료진 모집에 나서기로 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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